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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Jul 10. 2024

직딩 아재의 뻔뻔한 장원영 덕밍아웃!

#12 덕질도 뻔뻔하게, 뻔뻔함의 시너지

1.


나는 샤이 장원영님 팬이었다. 조용히 혼자 유튜브에서 원영님 직캠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인스타에서 그분이 올려주신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는 소심 아재 팬이었다. 40대 넘은 직딩 아재가 드러내놓고 원영님을 좋아한다고 말할 뻔뻔함이 없었다.


원영님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일단 가족들부터 태클이 들어왔다. '당신 같은 아재 사람이 장원영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네.'같은 비아냥을 수차레 들었다. 그런다보니, 자꾸 샤이하게 숨어서 그녀를 좋아할 수 밖에 없었다.



2.


그렇게 소심하게 원영님을 덕질하던 중, 그깟 피자 때문에 덕밍아웃을 하게 되었다. 스벅 여름 프리퀀시 때문에 당근을 검색하는데, 이상하게 '아이브 포토카드 판매'가 많이 보였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판매 글을 클릭해 보니, '파파존스 피자'에서 이벤트로 주는 포토카드였다. '아하.. 이런 이벤트가 있네.;라고 생각하며 지나갔다.


일요일이 왔다. 이번주에 회사에서 성과급이 들어왔다. 나를 위해서 뭔가를 하나 선물하고 싶었다. 게다가, 아드님이 피자를 먹고 싶다고 말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냉큼 파파존스 피자를 주문했다. 설렜다. '드디어 나도 원영님의 포토카드를 가질 수 있구나!'라는 마음에 말이다.

 

피자와 포토카드가 따끈따끈하게 드디어 도착했다. 음히히히히. 갑자기 가족들이 질문을 한다.

"왠 피자?"

아드님이 대답했다.

"아빠가 장원영 포토카드 얻을려고 주문했어."

"뭐라고?"

ㅋㅋㅋ. 이렇게 원영님 덕밍아웃이 되어 버렸다.




3.


피자를 먹고 얻은 아이브 포토카드 중, 원영님 카드만 회사 사무실로 가져왔다. 그리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떡하니 모셔놓았다.


"차장님, 장원영 좋아하세요?"라고 후배님들이 한마디씩 묻고 사라졌다.

"아.. 이런 스타일 좋아하는구나." 옆 팀 부장님이 나와 원영님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마디 했다. 음에는 약간 부끄러웠지만, 몇번 겪으니까 아무렇지도 않았다. 역시 뻔뻔하게 해봐야해 ㅎㅎㅎ


이렇게 포토카드 한 장을 사무실에 가져다 놓았을 뿐인데, 그 영향은 상상 이상이었다. 왜냐하면, 나같은 직딩 아재들은 아이돌 덕질 같은 사춘기 시절에 했을 법한 행동은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무도 사무실 책상에 아이돌 사진을 붙여 놓지 않는다. 그리고, 좋아하는 아이돌 또는 여배우조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만 나이를 꺼꾸로 먹는 아재가 되고 말았다.

 

이왕 이렇게 덕밍아웃했으니, 좀 더 뻔뻔해지고 싶어졌다. 그래서, 하나씩 덕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첫째, 아이브 공식 팬클럽에 가입했다. 그냥 카페 가입이 아니라, 3만9천원을 내고 유료 팬클럽에 가입했다. 직딩이 이 정도 금액을 낼 수 있지 않은가? 나는 팬클럽에 처음 가입해봤다. 그래서, 회원에게 주는 기프트 세트를 금방 보내주는 지 알았다. 그런데, 기프트 세트를 보내준다는 공지가 없었다. 팬클럽 신청은 2월에 했는데 7월인 아직도 보내주지 않는다. 그런데, 일주일 전에 연락이 왔다. 주소를 최종 확정하라고 말이다. 아마 이제 보내 주나 보다. 야호~~~ 신난다!!!


둘째, 이니스프리 화장품을 샀다. 왜 이니스프리 화장품이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장원영님이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영님이 광고하는 이 제품을 7일동안 바르면, 내 피부가 좋아질 거라는 광고를 무지성으로 믿었다. 어떤가? 원영님이 7일만 발라보라는데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ㅎㅎㅎ


째, 사무실 책상에 원영님 사진을 더 붙였다. 인스타 사진과 잡지 화보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을 인쇄해서 사무실에 떡하니 붙여놨다. 누가 짜증나게 하면, 원영님 사진을 보며 10초간 호흡을 한다. 그러면, 마음이 다시 평안해진다. ㅎㅎㅎ



4.


솔직히 말하면, 이런 물건을 사는 덕질은 그냥 돈만 쓰면 되는 일이다. 덕질이기는 하지만, 난이도가 낮은 덕질이다. 좀 더 '영혼의 덕질'을 하고 싶어 졌다.


그러던 중, '원영적 사고'를 만났다. 


'원영적 사고'가 뭐냐 하면, 쉽게 말하면 "완전 럭키 비키잔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 이 말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살다보면 안 좋은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비가 많이 와서 신발이 젖었다. 그런 경우에 "우와 정말 비가 와서 다행이야. 고민하던 레인부츠를 살 이유가 명확해졌으니까... 완전 럭키 비키잔앙."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 원영님은 긍정적 사고만 하고 사시는 분이었다. 그리고 원영님의 찬란한 빛을 받아 나도 긍정적 사고를 하기로 했다.


이 것이야말로 진정한 덕질 아니겠는가? 덕질도 하고 인생도 행복해지는 천사의 마법 같은...



5.


지금 나는 '원영턴' 영상을 보고 다. 부드럽고 우아한 한마리 백조처럼 턴을 하는 원영님의 슬로비디오 턴을 보며 세뇌 당한다.


"완전 럭키비키잔앙!"

"완정 럭기비키잔앙!"

"완전 럭키비키반앙!"


어린 시절 '요술 공주 밍키', '세일러문'처럼 마법봉을 흔드는  원영님을 상상해 본다. 원영님이 원영턴을 우아하게 하면서 나에게 요술봉을 흔들어준다.


"감자댄서님, 행복해 지세요. 완전 럭키비키잔앙~~!"


뻔뻔하게 덕밍아웃해서,

당당하게 원영님 축복을 받고

행복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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