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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댄서 Aug 14. 2024

운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점을 보러 가면 항상 듣지만, 도움 안되는...

1.


B는 과로움이 많다며 사주를 봐달라고 했다. 잠시 후 나는 이렇게 말했다.

좋은 운이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답답하다. 이런 말밖에 해줄 수 없는 내가 말이다. 당장 힘들다는 그에게 왜 나는 이런 말을 해줬을까?사주명리학이든 타로 수비학이든 운을 다루는 도구의 한계인 걸까....




2.


B는 작년 12월에 부서를 옮겼다. 그런데 그 부서에서 계속 트러블이 생겼지만, 다음 달이면 좋아질 줄 알았고, 또 다음 달이면 좋아질 것이라 희망을 가졌단다. 그러나, 상황은 계속 안 좋아지고 그는 영혼을 계속 갈아넣고 있었다.  


B는 나에게 이런 답답한 상황에 대해 하소연을 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사주를 물어보았다. 헉... 그의 사주를 보자마자  나는 B에게 이렇게 말했다.


"보통 때 당신에게 일을 시카는 사람이 두 명이야.그런데 올해는 3명이 증가해서 5명이 당신에게 일을 시키고 있어.. 그러니 힘들 수밖에 없지..."


그러자, B는 "맞어요. 지금 나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너무 많고 사람들이 그때마다 생각도 다르고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한마디를 더 붙였다.

"당신에게 올해 친구 한 명이 당신을 도와주는 운인데, 그 일을 시키는 5명이 그 친구를 막고 있어. 그래서 그 친구의 도움마저 끊긴 상태야. 그래서 더 힘들겠네."


그랬더니 B가 "그것도 맞아요. 여기 새로 부서에 와서 친한 사람 1명 있었는데 업무가 바뀌면서 일종의 경쟁 관계처럼 되어버렸어요. 너무 힘들어요." 라고 말했다.


운의 흐름이 참 답답다.




3.


B의 올해 운은 관성 (조직에서 일을 시키고 나를 옮아매는 운)이 무시무시하게도 5개다. 사주명리학에서는 특정 운이 4개 이상이면, 과다라고 부르며 나쁜 방향으로 운이 흘러간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5명이나 된다고 말했던 것이고, 현실에서도 그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올해 그를 도와주는 친구운이 있지만, 그 운을 꽁꽁 묶어버린 5명의 관성 때문에 친구는 도움을 못준다.


이런 상황에서 사주명리학을 가지고 어떻게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좋은 운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세요.'라는 말로는 부족해도 너무 부족데 말이다.


사주명리학적인 관점에서 두가지 해결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첫째, 인성/금/흰색을 적극 사용하여 일 시키는 5명의 기운을 받아들여서 그들의 힘을 분산시켜야 한다. 둘째, 식상/나무/녹색을 활용하여 그 5명과 맞서서 내가 호구가 아님을 보여줘야한다.


그런데 이런 사주명리학적 조언이 실제 무슨 도움이 될까? 인성이 저쩌니 식상이 저니 흰색을 가까이 하라느니 녹색을 가까이 하라느니 정말 당황스럽지 않은가? 현실에서 전혀 쓸모없는 해답이다.


사주리학에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운을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럼 운이 나쁠 때는 어떻게 하는가?가만히 있으라고 말한다.  물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그 운이 안 좋은 기간 동안 내공을 쌓아야 한다. 말은 좋다. 자금 당장 나는 너무 괴로 죽겠는데, 내공을 쌓으며 기다리라니...


아... 답답하다.



4.


사주 점의 세게가 아닌, 현실 직장 세계로 눈을 돌려본다. B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첫째,  지금 이런 어려움이 있다고 임원에게 면담을 요청한다.

둘째,  부서이동할 방법을 찾는다.

셋째,  이직을 고민한다.

넷째, 나도 빼째고 일을 안하거나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이런 현실적 해결책과 사주의 조언 (운 좋을 때를 기다려라)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회사에서의 부서이동, 이직 등은 내가 원한다고 즉시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것이 가능한 타이밍 (운)이 있다. 그 타이밍이란 파도를 잡아서 멋지게 파도타기를 해야 한다. 이번 파도를 놓지면 또 다음 파도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쨀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이유를 사주명리학 관점에서 풀어보면 이렇다.

- 좋은 운이란, '나'가 충분히 힘을 가진 상태에서
- 나를 괴롭히거나 내가 영향을 주는 환경 요인과
- 힘의 균형을 유지할 때다.

그래서, '배째라'라는 의지가 없으면 절대로 운이 좋아지지 않는다.


B는 어쩌면 범생이일 지도 모른다. 내게 주어진 일은 내 영혼을 갉아넣어서라도 꾸역꾸역 해내는 범생이 말이다. 힘들고 불만이 많지만 말이다.


나는 B에게 무한이기주의를 추천하고 싶다. 그래야, 운이 좋아지고, 좋은 운이 들어왔을 때 그것을 100%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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