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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랑 Jan 15. 2024

빨간 머리 앤 명대사,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유


빨간 머리 앤은 내게 용기와 활력을 가져다준 책이다.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응원하는 그런 캐릭터가 있다. 앤(Anne)이 그랬다. 앤이 사람과 삶을 대하는 자세나 가치관이 공감이 갔다. 같이 울고 웃으며 따듯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 바람에 실려 온 계절의 향기를 음미하고 변화하는 풍경을 알아보는 앤에게 삶은 어떤 하루도 같지 않다. 매일 만나는 사람이 같아 보여도 새로운 점을 발견한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과정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잘 해내지 못할까 봐 두려울 때도 피하지 않고 부딪치며 겪어가는 방식을 배웠다. 


 삶이 때때로 막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깊은 외로움과 불안, 과거의 상처들이 떠오를 때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삶을 사랑한다. 아파도 다시 경험할 기회를 얻는다면 또 그렇게 하고 싶다. 몇 번이고 말이다. 삶이 보여주는 모든 풍경과 표정이 소중하다. 100일 동안 99일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는 일상일지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다르다. 매일 비슷해 보이는 검은 밤하늘에 어느 날은 별똥별을 보게 되는 그런 순간이 선물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이 순간을 작은 기적의 순간이라고 부른다.


 가령 매일 똑같은 길을 홀로 산책하는 할아버지가 어느 날 이웃 손녀를 만나 인연을 맺는 순간은 어떨까? 이후 할아버지의 삶엔 손녀가 자리하고 손녀가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짓는 날들이 찾아올지 모른다. 우연히 길을 가다가 고양이 집사가 된 사람들의 순간도 그렇고 말이다. 웃는 날뿐만 아니라 아픔 등 온갖 희로애락의 경험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이런 순간들이 삶 속에 반짝이는 보석 같이 느껴진다. 


 종종 이런 순간을 만나왔고 보아왔다. 작은 기적 같은 순간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상이 되어간다. 일상의 모든 순간은 사실 반짝이는 보석 같은 순간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 다가올 경험을 설레는 맘을 안고 맞이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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