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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estyy 언제나 Feb 26. 2022

국가

feat.우크라이나

사회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 현상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래서 대학 시절 교양 과목으로 사회과학부의 수업을 자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치기 어린 시절, 국가라는 개념이 개인의 자유를 옭아매고 창의성의 한계를 짓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세상은 놀랍도록 빨리 글로벌화되었고 우리나라는 갈수록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갔다. 그러면서 무정부주의에 대한 일종의 동경이 점점 수그러들었다. 오히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부강한 국가의 국민이 되는 것이 힘이 된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 


영화 '터미널'을 보면 여행 중에 국가가 증발해 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오늘날 우리는 국가라는 소속과 보호 없이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그런데 전세계의 크고 작은 국가들은 저마다 다른 힘과 사상, 그리고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로 얽히고 설켜 있는 국가들과 그 국가를 방어막으로 살아가는 국민들. 어떤 선택을 하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르겠지만 역사는 시간이 지난 뒤에 기록된다. 따라서 잘못된 선택을 저지하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공통의 가치관 또는 진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말았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라면 책상에 앉아서 두 나라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유럽, 미국의 이야기를 각 나라의 관점에서 토론해 볼 수 있을 테다. 그런데 전쟁은 실제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와 영상을 보니 더욱 심각한 실제상황이다. 그리고 일면식도 없던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 


불과 100여 년 전 당시 조선이었던 우리나라도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이리 붙여지고, 저리 찢어지며 위기와 상처를 겪지 않았나. 국가의 힘에 의해 국민은 보호되기도 하고, 위험에 놓이기도 한다. 나는 국가간의 힘의 논리가 단순히 지도자 한 명의 지도력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가의 운명은 지나온 수많은 역사와 시대의 흐름 등 결코 단순하지 않은 수많은 영향에 의해 좌우된다. 


분단국가로서 지금 우크라이나를 멀리서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도 서로 다른 생각이 가득한 듯하다. 한 사건을 보지만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정반대의 의견을 펼친다. 특히 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일어난 전쟁 소식으로 안 그래도 들끓는 선거판이 활활 불타고 있다. 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국제 정세에 따라 우리나라에 닿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다만, 원하는 형태로 자신들의 국가를 만들어나가지 못하고 러시아, 미국, 영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고난길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며 응원의 마음을 갖는다.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국가 없이 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오늘날에는 꼭 해야만 하는 그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더불어 전세계 그 어느 국가도 전쟁의 위기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지하길 바란다. 가혹한 현실이지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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