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5mm 더 큰
240mm 운동화를 신은
현관문 앞에 배달된 20kg짜리 쌀포대를
내가 퇴근하기 전 집 안에 옮겨 놓는
나보다 더 두툼한 손바닥과
나보다 더 굵직한 손가락을 가진
외계인.
숙제를 잊은 채 게임을 하고
방학 마지막날 밤늦게 밀린 과제를 하고
친구들과 축구한다고 내 전화를 받지 않아
혼쭐이 나도
다음 날이면 기억을 잃고 다시 태어난 사람처럼
파하하 웃으며 엄마를 안아주는
외계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는 수명이 준다고 했었나.
무슨 의도의 말인지는 알겠다마는,
여자인 엄마는
남자인 아들이 자라는 과정이
경이롭다.
여기까지 쓰다가
문득 가슴이 벅차
안고 싶어 져서
아들! 불렀는데
게임한다고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