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단상

내재된 힘을 깨달은 히어로처럼

2023.8.22.

by 하얀밤


"당신은 혼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그날의 온도와

그 사람의 목소리를

생생히 기억한다.


그날 이후로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 되어 갔다.




나는 기대는 것을 참 잘하는 사람이었다.

기대는 마음은 누군가를 탓하는 행위를

필연적으로 이끌었다.


남편이 다정하지 못해서

부모가 부자가 아니어서

하나도 힘든 데 쌍둥이를 낳아서

동생들이 나이 들어서도 애처럼 굴어서,


부서의 구성원이 투덜이라서

월급이 대출 갚기에도 빠듯해서

직장 상사가 자기 이익만 취하려고 해서,


"되는 일이 없어."

"지긋지긋해"를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오랜만에 나를 만난 사람들은

내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강해졌다고, 눈빛이 달라졌다고 한다.


나는 강해진 게 아니라,

내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뿐이다.

이후의 날들은

내 생각을 증명하는 시간들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휘청일 때가 많다.

일이 안 풀리면 남탓하는 습관이 튀어나온다.


그럴 땐 급히 발을 빼고

내가 강했던 증거들을 떠올린다.

다시 그 비참한 기분에 빠지기 싫기 때문이다.

그러면 마법처럼 힘이 다시 솟는다.


더불어 신기한 현상을 보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내가 기대고 탓했던 사람들이

내가 낸 길을 따라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내 길 위에서 나와 함께 걷기 시작한 것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버거워하던 내가

다른 사람을 살게 한다는 걸 느낄 때

나도 살 맛이 난다.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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