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늘 단상

긴 호흡의 글을 쓰고 싶지만

2023.8.23.

by 하얀밤


하루를 쪼개고 쪼개고 남은

틈과 틈을 모아 글을 쓴다.

허투루 보낼 날은 단 하루도 없을 것이라 믿고

찰나의 생각이나 깨달음이라도 붙잡아서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결재를 하나 하고 나서,

퇴근 후 주차하고 올라오며,

설거지 한 뒤 싱크대를 닦고 행주를 빨고

밥통에 쌀을 안치고 스위치를 누르고 난 뒤

5분, 10분을 모아 글을 쓴다.


짧은 메모 같은 문장을 모으다 보니

긴 호흡의 글을 쓰기 힘들다.


한 가지 주제를 물고 늘어져서

거기서 나오는 생각의 실타래들을

끊지 않고,

쭉쭉 뽑아 길게 쓰고 싶다.


한 자리에 한 시간은 앉아서

이왕이면 음악도 흐르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내 속에 조용히 침잠해보고 싶다.




어느 상황에서건 좌절하지는 않으려 한다.

지금 내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이다.

눈뜬 채 빼앗기는 것 같은 하루지만

그 속에서 의미를 찾다 보니

내 삶이 훨씬 풍성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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