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열정이 부서지던 날
2023.9.1.
내가 아는 열정적인 선생님은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에게
공부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게 하고 검사를 했다.
손글씨가 익숙하지 않아 힘들어하는 아이도 많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따랐다.
몇 명의 아이들이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제출 기한이 하루가 늦어질 때마다
쓰는 횟수를 한 회씩 늘렸다.
선생님은 매일매일
제출하지 않은 아이들 이름을 부르며 쫓아다녔다.
아이들은 도망 다녔다.
선생님에게 붙잡혀 온 아이는
가방을 등에 멘 채 그날의 분량을 마치고 집에 갔다.
집에 가는 아이 입에선 절로 배운 내용이 나왔다.
일주일째 도망 다니던 아이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국영수도 아니면서 왜,
아이에게 그런 걸 시키냐고 했다.
국영수 외 과목은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아이의 엄마는
선생님의 설명에 관심이 없었다.
전화를 끊고 난 선생님 옆에
숙제를 제출하러 온 학생이 서 있었다.
"이젠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숙제는 없단다."
선생님은 아이를 보내고
조용히 가방을 싸고
퇴근을 했다.
열정적인 교사의 마음이
부서지고 흩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