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라이먼'의 <고통의 비밀>을 읽고
통증을 느끼는 데 꼭 상처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상처가 있다고 꼭 통증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반복해서 말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이 통증에 관한 거짓을 철저히 믿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의학 전문가가 그렇고, 녹슨 낚싯바늘로 인생 진로가 바뀌기 전의 나도 그랬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p25
1944년 늦은 봄, 미영 연합군이 독일군을 기습 공격하려고 이탈리아 로마 남쪽 아치오 해변에 상륙했다. 상륙에는 성공했지만 독일군이 먼저 병력을 이동시켜 고지대의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는 바람에 연합군은 고립된 상태로 독일군의 폭격 세례를 받았다. 안치오 해변이 피로 물들었고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물밀듯 밀려들었다. 당시 안치오 병원에서 의료진으로 일했던 헨리 비쳐는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 통증 의학의 선구자가 된다.
(..중략..) 그런데 병원에 도착한 70퍼센트 이상이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고 모르핀 주사를 맞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아주 심하게 다친 병사들도 크게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보스턴으로 돌아간 헨리 비처는 자동차 사고나 산업 재해로 병원을 찾은 사람들은 반대로 70퍼센트 가까이 크게 통증을 호소하며 모르핀 주사를 맞기를 원했다. 비쳐는 두 집단을 분석한 논문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두 집단 간에 차이가 난 이유는 부상의 정도 때문이 아니라 부상 이면의 숨은 의미 때문이라고 했다.
전쟁터에서 다친 병사들은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꼈다. (..중략..) 그러나 보스턴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은 안전한 상황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으로 처지가 바뀌었으므로 통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p39
만성 통증을 치유한다는 말은 위협과 위험을 예측하는 관점에서 보호와 안전을 예측하는 관점으로 나아간다 의미다. 즉, 통증은 조직 손상에 대한 증거가 아니라 우리를 지켜주길 원하지만 가끔은 정도가 지나친 수호천사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마음은 통증을 조절할 강력한 힘이 있다. 통증에 담긴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확실한 치료법이 될 것이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p140
고통은 그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처한 상황과 사회에서, 성장과 생존에 도움을 주는 수단이라는 의미가 전달되면, 견딜 만한 가치가 생기고 즐길 수도 있는 것이 된다.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p159
"인간이 느끼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한 감정은 공포이고, 가장 오래되고 가장 강력한 공포는 미지에 대한 공포이다." - H.P. 러브크래프트
- 몬티 라이먼 <고통의 비밀> p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