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사람들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아기곰'의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을 읽고

by 하얀밤


모두 같은 말을 한다.



세이노, 아기곰,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말을 한다.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불경만 알다가 성경을 읽으며 느꼈던 기분을 새삼 느낀다. 종교 때문에 싸우는 것은 인간뿐이다. 예수와 부처가 만났으면 절친이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진리를 말하기에 같은 말을 한다.


그들이 하는 같은 말은 꼰대의 잔소리처럼 들리는 공통점이 있다. 잔소리라고 다 진리는 아니지만, 진리는 매일 들어온 잔소리처럼,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꼰대'의'꼰'은 베베 꼬여있다는 느낌을 준다. 꼬인 사람들이 아니라 어쩌면 제대로 풀린 사람들이 하는 말을 꼰대의 말로 치부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일상에 사용하는 어휘는 무의식을 건드린다. '꼰대'라는 말이 생겨서 진리를 퇴색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눈을 가리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은 '재테크'책이다. 내가 재테크에 관심을 보일랑 말랑 하니까 나와 친하게 지내는 동료가 소개해줬다. 책제목에 아기곰이 뭐냐고, 유치하다고 핀잔을 줬다. 그녀는 염화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그녀가 미소 지은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부자가 된다' 식의 책이었다면 소개는커녕 읽지도 않았을 그녀였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녀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도 시종일관 흐르는 '같은 말'을 몇 가지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도전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

세상은 변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인이 행복해지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40

'노오력'이라는 말을 나는 싫어한다. 노력의 가치를 우습게 만들기 때문이다. 노력을 성적을 올리라는 잔소리와 함께 들어왔기에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건, 어쩌면 우리의 아픈 모습이다.


노력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하여 애를 씀'이다. 애를 쓴다는 표현이 정겹다. 몸과 마음의 유혹을 이겨내어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 누가 반기를 들 것인가.


인생은 어렵고 힘들며, 내 집 마련은 더더욱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은 누구나 건너야 할 인생의 험한 다리 Bridge Over Troubled Water인 것을. 더구나 비관론자에게는 남겨둔 자리가 없다는 것을.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359
두려워해서 이불속에만 있는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점철이다. 아무런 위기가 없으면 기회도 없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369

어린 시절,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 어른이 할 법한 소리다. 차라리 용돈을 주시지 마세요!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게 하는 말이랄까.


재테크로 성공한 작가는 이제 일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부를 이루기 위해 많은 Troubled Water를 건너왔다고도 회상한다. 아기곰 작가는 재테크가 목적인 듯한 책을 썼지만, 작가 세이노처럼 열심히 살다 보니 돈이 따라오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힘듦을 마다 않고 부딪쳐 이겨낸 이 시대의 산 증인들이 나를 다잡는 계기가 된다.




2. 스스로에게 투자하라는 것

자신에 대한 투자라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직장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자신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 직장을 단순히 월급 받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본인의 일이 고되고 지루하게 여겨질 것이다.
회사가 놀이동산처럼 재미난 곳이라면 입장료를 받지, 월급을 왜 주겠는가?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73

직장생활에 대해 말한 부분이다.

일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을 피할 수는 없다. 이를 피하지 않고 해결한 모든 순간이 배움의 순간들이었다.

배움을 위해선 워라밸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했다. 솔직히, 배움이 먼저였는지 새롭게 정의 내리는 게 먼저였는지, 닭과 계란의 문제처럼 앞뒤를 가리기 힘들다. 동시에 진행된 것 같다.

내가 내린 새로운 워라밸의 정의는, 일을 놓고 쉬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속에 일을 녹이는 것'이다.


반면교사의 역할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
'회사에서 (받는 급여에 비해) 본인이 가장 힘든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에 치여서 하루하루 밀린 일을 처리하는 데도 벅차 보이곤 한다. 이러니 정작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보다는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위주로 일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회사의 평가는 박할 수밖에 없다.
이에 회사에서는 이런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기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급한 일 위주로 배정을 하게 된다. 이런 사람이 언제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일을 할당해서 처리하면 되니까 처우 또한 좋을 리가 없다.
이러니 회사에 대한 불만은 더 쌓여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350

이쯤 되면 이 책이 재테크 책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나는 직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간인가? 단순한 업무를 바쁘게 처리하는 부품에 불과한가?

굉장히 아픈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해 가감 없이 답할 수 있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계속 부품으로 살 것인지, 타인을 이끄는 브레인으로 살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저자에게 반면교사가 된 사람이 내 주변에도 있다. 본인이 가장 힘든 일을 한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같다. 아무도 그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는다. 자신이 부품에 불과함을 그도 아는 듯하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 불만과 불평의 말들이다. 나는 그가 안쓰럽다.



3. 남탓하거나 남에게 기대지 말라는 것

본인은 힘들게 살고 남은 쉽게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남의 탓'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남의 탓'을 해서 본인의 인생이 더 나아진다면 몇백 번 몇천 번이라도 해도 좋다. 하지만 본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남'을 원인으로 삼는다면 (남이 자신을 위해 변해 주지 않는 한) 본인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남의 탓'만 하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이 남의 의사에 의해 좌우되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353

괴로울 때는 누군가를 탓하고 있을 때가 많다. 남편이 좀 더 가정적이었다면, 그 사람이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상관이 좀 더 포용력이 있었더라면 하는 서운함과 억울함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

자신을 힘없고 비참한 존재로 만드는 길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다.


자기 확신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귀한 동반자이다. 스스로 작은 결정이라도 해 보고, 그 결정에 대해서는 자신이 100% 책임지는 자세와 훈련이 필요하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83

황상민 박사님이 그랬다. 언제든 어디서든, 세상이 끝나더라도 끝까지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존재가 하나 있다고. 바로 자신이라고 말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한다. 스스로에게 내리는 잣대가 가장 혹독하다고, 어디선가 들은 말을 번지르르하게 할 줄만 알았지 내가 내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닿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금도 나는 나를 야단치고 있다. 하지만 이내 내 사정을 가장 잘 알기에 나를 이해한다.

그리고 함께 가자고 한다.



4.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것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비웃을 일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마음속에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있지 않은지, 그 울타리 속에 우리의 사고를 가두어 놓고 있지는 않은지?'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164

내가 내 편이 된다고 해서 내 생각이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자꾸 돌아봐야 한다. 아직 벗어나지 못한 사고의 틀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멘토로 삼고 싶은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쌍둥이를 키우는 독박 육아 워킹맘'이라는 거창한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지 않고 성과를 이루는 사람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스쳐가는 생각들을 가시적인 문장으로 써보면 객관화시킬 수 있다. 글을 써 본 사람은 안다. 그래서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가장 좋은 것은 글로 써 놓고 여러 번 읽는 것이다. 하루에 여러 번 읽는 것보다는 며칠이나 몇 주의 시간을 두고 읽는 편이 더 낫다. 그렇게 자신이 정리한 글을 읽다 보면 허점도 많이 보이고, 어느 부분은 너무 자세히 다룬 데 비하여 다른 부분은 너무 소홀히 다루는 등 불균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글을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여러 사람이 보게 하며 다른 사람의 지적을 받아보는 것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아기곰 <아기곰의 재테크 불변의 법칙> p137

공개적인 플랫폼에 글을 써 본 사람이라면 열에 열 모두 공감할 내용이다. 확신을 가지고 썼던 글도 한참 뒤 읽어보면 논리나 표현면에서 허점이 많이 보인다. 과거의 나에게서 부족한 면을 발견하는 과정은 스스로를 알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발전하고 싶게끔 만든다. 허점을 발견하게 된 것이 발전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무리 바빠도 글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 바로 나를 알게 된다는 것에 있다.




아기곰과 세이노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성인(聖人)들이 시공간을 초월하며 만나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

이런 상상을 가끔씩 한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이런 책들에 감사한다.


앞으로도 '같은 말'을 하는 책을 찾는 기쁨을 누리길 원하며,

'같은 말'을 실행하는 사람으로 살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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