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관리자는 힘들어

2023.3.28.

by 하얀밤

진짜 반발이라는 것은

진짜 멋진 반발이라는 것은

최초로 지침을 내린 사람에게 용감하게 뛰어가서

"저는 못하겠습니다!"

"자발성과 민주성의 뜻을 모르십니까?!"

라고 소리 지르며

책상도 한 번 쾅 치고

눈도 한 번 부라리는 거지.

어쩌면 한 수 더 나아가서

이와 동등한 효과를 주는 현란한 말솜씨로 타협을 시도할 수도 있겠지.


거기서,

조용히 고개만 숙이고

손가락만 까딱거리며 눈동자만 굴릴 일이 아니라.


긴 추위를 뚫고도 오롯이 자기 마음대로 핀 봄꽃처럼,

아름다운 반발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인데,

당신의 그 까딱거리는 손가락 끝은 누구를 향하고 있나.

퇴사를 꿈꾸지만 지질하게 얽매인 자신?

아니면 지침을 내리는 중간관리자?


오롯이 피기를,

당신도,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