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하여
Love yourself라는 말을 언젠가부터 자주 들었다. 자신을 사랑하라. 무슨 뜻일까?
잘못 해석된 경우, 이 문구는 자기정당화의 도구로 쓰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름진 것을 왕창 먹고, 운동할 시간이 없어 움직이지 않으며, 침대에 누워 하루종일 힘없이 유튜브를 보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행위'의 일부로 해석될 수 있다. 지쳤을 때 하루 이틀 쯤이야 그럴 수 있지만 매일 이렇게 보낸다면 성인병에 한 발짝 다가가고 체력은 나빠지며 자기발전이 없을 것이다. "Love yourself"를 그런 내 모습조차 사랑하라는 말로 여기며 스스로를 응석받이 만드는 사람을 보았다.
'나를 사랑하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면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남들, 이를테면 자식, 연인, 또는 반려동물에게 내가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우리는 그들이 건강했으면 한다. 본인은 편의점 김밥을 먹으면서 반려동물에게는 최고급 유기농 사료를 먹이는 지인이 있다. 애완견이 살이 찌면 사료도 적게 주고 산책을 열심히 시키지만 본인의 다이어트는 뒷전인 친구가 있다. 유치원생 동생에게는 몸에 해롭다며 라면을 먹이지 않는데 본인은 회식에서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들이 가장 멋지고 예쁜 모습으로 빛나길 바라며, 그들이 자기발전과 자아실현을 하기를 바란다. 자식에게는 예쁜 옷을 입히지만 본인은 시장에서 옷을 사입고, 자식에게 최고급 교육을 시키지만 자기 발전에는 돈을 쓰지 않는 부모가 있다. 자신은 현실에 굴복하고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지만, 자식은 현실에 찌들기보다는 꿋꿋하게 꿈을 펼치기를 바라는 부모도 있다.
우리는 그들이 행복했으면 한다. 그들이 과로하지 않았으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았으면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가족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또는 책임감으로 꾸역꾸역 야근을 하거나 정신 건강을 해치는 사람을 보았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을 대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대한다면 어떨까?
건강하고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맛난 음식을 먹고, 적당히 먹고 많이 움직여서 탄탄한 몸을 유지하고, 건강검진을 자주 하여 자신의 몸을 챙기자. 몸건강뿐 아니라 명상, 요가, 운동 등을 통해 마음 건강에도 신경을 쓰자.
스스로의 외견과 내실을 갈고 닦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자. 옷의 가짓수는 중요하지 않지만 남루한 옷차림을 지양하고 깔끔하고 단정한 인상을 유지하자. 옷을 다림질해서 입는 것부터 시작일 수 있다. 책, 세미나, 독서토론 등 본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배움의 기회를 자주 갖자. 내 꿈은 무엇인지 되짚어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주기적으로 연구하자.
내가 행복한 순간들을 정의하고, 불행한 순간들을 줄여나가자.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내가 스스로를 챙겨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 영어로 lead by example이라는 말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내 모습을 보며 내 주변의 이들도 자신을 챙기기 시작하는 선순환이 생길 수 있다.
나부터 챙기자. 자기정당화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내게 진정으로 좋은 것을 하자.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서 남의 행복을 우선시하지 말자.
드라마 연애시대 마지막 화에서 여자 주인공 은호의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네가 행복해져야만 이 세상도 행복해진다.
행복해져라 은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