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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May 07. 2020

음악의 정의

음의 의미 있는 선택과 배치

음악 공부를 시작하려 한다면 여느 책이나 음악을 정의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대게 음악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음악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어떤 개념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음악을 이야기하는 시선과 생각이 달라질 것이므로.



수많은 학자들이 음악에 대해 여러 가지 정의를 했었지만 일반적으로 음악은 이렇게 정의된다.


음악 [音樂, music] - 음을 재료로 하여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


음악은 기본적으로 음, 즉 소리를 재료로 한다. 그러나 단순히 음이 있는 것만으로는 음악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지나가는 소리는 단순히 청각적인 반응일 뿐 음악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서 정의와 같이, 음이라는 것이 음악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어떤 의도가 중요하다. (어떤 부분에선 김춘수의 시, '꽃'과 맥락이 비슷할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음악뿐 아니라 '표현'은 모든 예술에 있어 공통적으로 매우 중요한 핵심이며, 이러한 의도를 어떻게 잘 표현하는가에 따라 다른 사람의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즉,


음악은
음이라는 재료에 대한 의미 있는 선택과
나름대로의 배합, 법칙 안에서 형성된다.


다르게 말하면, 음을 '잘' 배치해 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리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은 시간적인 예술이라고 한다. 이는 회화, 조각 등의 미술 영역과 비교하여 생각해보면 그 특징이 더 명확해진다.


미술(회화, 조각 등)

물질을 재료로 하는 시각적인 예술, 보이는 예술이다.

한정적인 공간 안에 갇혀있는 공간적인 예술이다.


음악 

음을 재료로 하는 청각적인 예술, 들리는 예술이다.

한정적인 시간에 묶여있는 시간적인 예술이다.


미술과 음악은 서로 바탕이 되는 재료가 전혀 달라도 예술 자체로 ‘표현’이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에 역사적 흐름이나 당대의 사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 안에서 미술과 음악은 항상 유기적인 관계 속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도 하며 함께 발전해 왔다. 따라서 음악사나 미술사를 배우다 보면 시대적 흐름에 따른 표현방식 등 서로 공통적인 부분이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음악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는데, 사실 20세기 초 기존의 가치체계를 거부하는 운동(전위예술)이 일어나면서 현대에는 기존 음악에 대한 정의를 거부하고, 새롭고 다양한 또 이상한(?) 시도들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더불어 미술과 음악의 정의를 나누어 비교해 보았지만 현대에는 예술의 장르에 대한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서로 각각의 장르를 넘나드는 퍼포먼스 또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 조금씩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시간의 흐름 속에 청각적인 감각이 만들어내는 예술,

'시간을 귀로 듣는다'  자체로 충분히 낭만적이고 예술적인 정의가 아닌가.



참고 | 음악 통론과 그 실습 (이성천, 음악 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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