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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May 08. 2020

음(音)

고른음과 시끄런음

음악은 음(音)을 재료로 한다.

음악의 정의에 이어, 음악의 가장 기초적인 재료가 되는 '음'을 알아보자.



그림과 같이 한 줄이 양쪽으로 고정되어 있다고 하자. 이 줄 가운데를 손가락으로 힘껏 튕긴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아래와 같이 고정된 곳을 중심으로 줄이 흔들리며 위-아래로 왕복운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어떤 매체가 외부의 충격에 의해 떠는 현상을 '진동'이라고 하는데,

 

'음'은 이러한 물체의 진동에 의해 발생하며
이 진동의 '파동'이 공기를 통해 우리 귀에 전달되는 것이다.


사람의 귀가 들을 수 있는 음(가청 범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6~20,000Hz 정도이다. 그중에서도 음악에 쓰이는 음의 범위는 사람의 목소리를 포함한 일반적인 악기들을 고려했을 때 보통 30~4,000Hz 정도이며, 약 8옥타브 정도로 계산된다.

예를 들어 피아노는 많은 건반들로 이루어진 음역이 아주 넓은 악기에 속하는데, 제일 낮은음과 가장 높은음까지의 음역이 7옥타브 1/4로 전체 음역이 음악에서 쓰이는 음의 범위와 거의 비슷하다. 곧 음악에 쓰이는 음의 범위와 피아노의 음역이 거의 일치한다고 볼 수 있겠다.



음은 물체의 진동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진동이 규칙적인 고른음

진동이 규칙적이고 조화롭다.

일정한 음높이가 있다.


진동이 불규칙적인 시끄런음

진동이 불규칙하고 비조화적이다.

일정한 음높이가 없고 성질을 뚜렷이 알 수 없다.


사실 모든 자연적인 음은 하나의 단일 진동이 아닌, 복합적인 진동으로 나타난다.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려고 한다.) 이 복합적인 진동이 규칙적이고 조화롭게 나타날 때 고른음으로 분류된다. 고른음은 일정한 음높이를 가지기 때문에 음악에는 주로 고른음이 사용되는데,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의 악기의 울림이 이에 속한다.

고른음은 진동의 특징에 따라 높이, 길이, 셈여림, 음색의 네 가지 뚜렷한 성질을 가진다.


높이(Pitch) _진동수에 따라

음의 높고 낮음으로, 일정 단위 시간에 울리는 진동수에 따라 정해진다. 진동수가 많으면 음이 높고, 적으면 음이 낮아진다.



길이(Length, Duration) _진동 시간에 따라

음의 길고 짧음으로, 진동 시간에 비례하여 결정된다. 진동하는 시간이 길면 음이 지속되고 진동이 그치면 음도 소멸된다.



셈여림(Intensity, Dynamics) _진폭에 따라

음의 세고 여림으로, 진동의 폭(진폭)에 비례하여 결정된다. 진폭이 넓을수록 음이 세고, 좁을수록 음이 여리다.



음색(Tone-color) _진동하는 음의 파형에 따라

음색이란 한 음이 가지는 고유한 음의 빛깔을 뜻한다. 예를 들어 피아노과 바이올린처럼 전혀 다른 악기가 같은 높이와 같은 길이, 같은 셈여림을 가지고 연주한다 하더라도 들리는 소리는 전혀 다를 것이다. 이는 악기의 고유한 음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음색은 진동하는 음의 파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언급했듯 자연음은 사실 여러 가지 진동이 합쳐진 복합적인 진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여러 진동들이 서로 다르게 결합되고 공명하면서 고유한 소리 색깔을 만들어낸다. 음색은 소리 내는 물체의 재료, 구조, 상태, 소리를 내는 방법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고른음과는 반대로 진동이 불규칙하고 조화롭지 않은 경우 시끄런음으로 분류된다. 시끄런음은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소리들이 많은데, 예를 들어 캔 던지는 소리나 벽 치는 소리, 발 구르는 소리 등이 이에 속한다. 시끄런음은 이와 같이 일정한 높이가 없고 음의 성질을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음악에서 사용되는 소리가 대부분 고른음이긴 하지만 시끄런음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과 같은 타악기는 시끄런음에 속하지만 특정한 음악적 효과를 위하여 빈번히 사용되곤 한다.


사실 초기 클래식 음악에서 타악기는 단지 특정한 효과를 위해 사용될 뿐 전통적으로 최대한 자제되었던 악기였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타악기의 발전과 함께 음악 안에 타악기의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고, 타악기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면서 그동안 음악에서 배제되었던 시끄런음, '소음'의 음악적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 생각하고 연구하게 되었다. 현대에는 극단적으로 시끄런음, 소음만으로 작곡된 곡도 나타나게 되는데 20세기 구체 음악, 전자음악을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sample 01_

Pierre Schaeffer - Etude Aux Chemins De Fer (1948)

초기 구체 음악이다. 실제 기차소리(소음)를 모아 구성, 변형한 곡으로 들어보면 이게 음악인가(?) 싶을 것이다.


그리고 좀 다른 이야기지만, 특정한 음높이가 없는 타악기는 주로 리듬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이 타악기만을 사용한 음악, 즉 특정한 선율이 없이 리듬만으로 이루어진 음악은 음악적 기원에 있어 인간의 본능적인 에너지, 흥(?)과 밀접한 오히려 좀 더 오래된, 원시적인 음악의 형태로 보기도 한다.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Nonverbal Performance(넌버벌 퍼포먼스)인 Stomp나 우리나라 '난타' 역시 리듬을 기반으로 한 시끄런음만을 가지고 만든 음악의 또 다른 예로 볼 수 있으며, 특정한 음과 언어가 없어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퍼포먼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sample 02_

Stomp Performance

영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STOMP 영상으로 음악적인 요소와 함께 스토리를 재미있게 연출하여 만들었다.



'음'에 대해 생각해볼 때 단순히 예쁜 소리를 내는 악기를 떠올리는 것에서 벗어나 음에 대한 개념과 성격을 깊이있게 사고해본다면, 음악에 대한 가능성을 좀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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