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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선 Feb 18. 2018

바닥에 가야 회복하는 신뢰

기적수업 47과

제 47 과
하나님은 내가 신뢰하는 힘이시다

1. 네가 자신의 힘을 신뢰한다면, 염려하고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네가 무엇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겠는가? 네게 의지할 만한 무엇이 있겠는가? 무엇이 문제의 모든 측면을 파악해서 오직 좋은 결과만을 내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네게 주겠는가? 네 안에 그 무엇이 바른 해법을 알아보게 하고 그 해법으로 문제의 해결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

5. 이제 너의 무능하다는 느낌과 관련된 모든 염려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라. 네가 염려하는 상황은 네가 무능하다는 느낌과 관련되어 있음이 명백하다. 그렇지 않다면 너는 그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 자신을 신뢰한다고 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네 안에 있는 하나님의 힘은 모든 일에 성공한다.

(...)

7. 연습의 후반부에서는 진정한 안전이 있는 너의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도록 노력하라. 잠시나마 깊은 평화를 느낀다면 그곳에 도달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마음 표면에 거품을 일으키는 사소한 것들을 모두 보내고, 그 아래 천국으로 내려가라. 네 안에 완전한 평화가 깃든 곳이 있다. 네 안에 불가능이 없는 곳이 있다. 네 안에 하나님의 힘이 머무는 곳이 있다.

(...)

기적수업의 에너지장은 언제나 강력하다. 아무리 화나고 속상한 일이 있어도 그 모임에 가면 어느새 나는 참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들과 간단한 인사 외에는 딱히 얘기를 많이 나누는 것도 아니고, 영어가 유창하지 못하니 나눔을 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백프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 안에서 나는 백프로 안전하다고 느낀다. 모임 가기 직전에도 조나단은 매우 다크한 모습으로 있었다. 그래서 모임 중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말 헤어져도 괜찮지 않을까...

같이 있는 시간 특히 요즘 우리는 너무나 많이 싸운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다. 물론 머리로는 알고 있다. 이게 다 내 안에 있는 거라는 걸. 그런데 이게 이 에고의 패턴이다. 보통 사람들에게 나는 참 좋은 사람으로 비춰진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 다시 말하면 그건 보통의 인간관계에서는 나의 장점이 대체로 발현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연인관계만 맺으면, 유독 연인에게만 이 에고는 그렇게 난리를 친다.

기적수업 모임 후 집에 왔는데 조나단은 여전하다. 당분간 아이 갖는 문제를 얘기하지 않기로 한 게 정말 큰 충격이긴 한가보다. 그 모습에 반응하지 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했지만 쉽지가 않다. 현재로서는 조나단과 무언가를 같이 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저녁 명상 모임도 혼자 가라고 하고 나는 집에 있었다.

컴퓨터를 하려고 여니 조나단 메일이 뜨는데 저녁 명상 모임 후 다른 약속이 있는 거였다. 지난 주에 같이 가자고 했다가 취소돼서 안 갔던 약속이었다. 그런데 그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린 것에 대해 또 엄청 화가 올라온다. 9시가 넘어 집에 와서 왜 이렇게 늦었냐 물으니 늦은 게 아니라고 대답하고 만다. 9시면 자야 하는 사람이 늦은 시간이 아니라니...

결국 또 분노 에너지에 지고 말았다. 완전 분노에 휩싸여 화를 내다가 왜 그렇게 사소한 일로 화를 내냐는 말에 정신이 좀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오늘 하루종일 화가 나 있었는데 그걸 들여다보지 않고 억누르고 있었던 거였다.

기적수업 모임에 다녀온 후 조나단은 자기의 계획을 얘기했다. 다음주에 피닉스 회사에 면접을 보는데 그 회사에 취직할 경우 주중에는 피닉스에서 작은 방을 하나 빌려서 지내고 주말에는 세도나에 와서 지낸다는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세도나 시내와 한참 떨어진 곳에 방 하나 렌트해서 다음달에 들어가는데 그 집 주인(조나단 친구)은 재택근무를 한다. 단지 화장실 있는 방 하나 렌트하는 것일 뿐 부엌과 거실은 공용이다. 전에 살던 집처럼 층이 나뉘어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 혼자 주중을 보내라는 거다. 차도 없이...그러면 나는 꼼짝없이 5일 동안 오로지 그 방 안에서 생활을 하는건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조나단에게 정말 화가 났던 거다. 그리곤 그것을 그냥 아닌 척 하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밤에 화를 내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게 된 것은 그 에너지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친척집 이 곳 저 곳을 옮겨다녀야 했던, 그 어느 곳에서도 마음 편하게 지내본 적이 없던, 그 꼬맹이가 아직도 내 안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었던 거다.

세도나에 와서 완벽하게 나의 어린시절 어려웠던 상황들과 같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가난에서 비롯되는 상황들. 어쨌든 내가 돈을 벌면서부터는 어릴 때처럼 돈에 대해 무기력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린 시절의 나와 똑같다. 내가 돈을 벌 수는 없는, 그래서 현재로서는 조나단에게 백프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그리고 아직까지는 조나단이 충분히 돈을 벌지는 못하는...

그리고 그 상황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 그 모든 게 어린 시절 경험이 치유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 거라는 것에서 절망감을 느꼈다. 물론 비단 어린 시절의 기억만은 아닐 것이다. 호킨스 박사님 말씀하신대로 수많은 생애 동안 쌓이고 쌓인 것이겠지. 하지만 마음공부한지 거의 10년인데 아직도 과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에 너무나 큰 실망감과 절망감을 느낀 건 사실이다.

그리고 거기엔 역시 교만과 자만이 있었다. 이제 이 정도 했으니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늘 바닥에 가서야 무릎을 꿇는다. 다시 바닥이다. 그리고 다시 무릎을 꿇는다.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아닌, 내 안에 계신 그분을 신뢰할 때, 나는 진정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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