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이와 둘이, 창원에서 7박 8일
비 내리는 오후, 찬찬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창원에서의 여섯째 날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읽어보시며 창원이라는 지역의 구석구석이 어떤 모습인지 함께 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맑은 한낱, 마산합포구의 모습은 어땠는지 저와 함께 찾아가 보시죠.
여섯째 날의 일정은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요즘 많은 지역이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주택지에 벽화를 그려 관광객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저희가 찾은 마산합포구의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역시 원도심에 있는 주택가였습니다. 산을 따라 쭉 이어진 집집의 담벼락을 타고 멋진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는데요. 계단을 따라 오르느라, 혹은 일상을 보내고 계신 주민분들께 혹여 불편을 드릴까 힘들고 염려되는 마음이었지만 열심히, 그리고 조용히 길을 걸었습니다.
이곳이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의 출발지점이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는 엉뚱한 곳에서 출발했어요. 차를 어디다 댄 건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서 찾았을 만큼 이상한 곳에서 여정을 시작했죠.;; 아들이 대체 우리가 여기를 왜 헤매고 있는 거냐며 의아해했지만, 그런 일곱 살을 얼러가며 열심히 구경했습니다. 근데 어디나 그렇겠지만, 주택가라 마당에 나와 양치하고 계신 주민분과 눈이 마주치고, 전망 구경하다가 빨래 널고 계신 주민분과 눈이 마주치고 그랬어요. 약간 민망한 느낌이었죠. 관광객 유치도 좋지만, 그곳에서 생활하고 계신 분들이 혹여 불편 하시진 않을까 걱정되는 마음이었습니다.
천사 날개 사진을 찍을 때였나? 어느 집에서 개가 너무 짖어서 무서웠던 기억이 있어요. 구경하러 지나다니는 분들은 꽤 많이들 놀라실 것 같았어요. 좀 큰 개의 목소리가;;; 아이랑 둘이 무서워서 잰걸음으로 포인트를 옮겼던 기억이 나요.^^;
산비탈을 따라 만들어진 마을이라 지대가 높습니다. 계단도 많아요. 주차 잘못하면 운전하시기가 정말 힘드실 것 같아요. 왜냐면 저도 고생했거든요.^^; 체감 경사가 70도는 되는 것 같은 가파른 언덕을 차로 내려와야 했어요. 후진해서 다른 길을 택하려고 했는데, 뒤 따라오던 차가 자기 지나가야 된다고 비키라고 엄청 클락션을 눌러대서 어쩔 수 없이 저는 벼랑으로....ㅠㅠ 정말 벼랑 같았어요.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을 구경하실 분들은 안전한 곳에 차 대놓고 찬찬히 걸어 다니며 돌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브레이크 밞고 10킬로도 안 되는 속도로 내려왔는데도 식은땀이 뻘뻘 났어요.ㅠㅠ 아찔한 경험은 저만 하겠습니다. 다들 안전한 길로 다니세요.
백 년 우물이 있었어요. 이거 마시면 백 년을 사는 걸까요? 근데 시국이 시국이라 마시지 못했죠. 우리의 장수를 방해하는 코로나 ㅠㅠ. 어서 우주로 사라지길 기도합니다.
역시... 이런 안내문이 꼭 필요할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여기 사시는 분들은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을 했거든요. 낯선 사람이 집 앞을 왔다 갔다 하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실 테니까요. 서로 배려하는 관광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포인트 존인 듯하여 연탄집 앞에서 찍었습니다. 벽화마을로 조성된 지 기간이 꽤 오래되었는지, 그림이 흐린 곳이 많았어요. 그렇다고 또다시 꾸미자면 주민분들이 또 고생을 하시겠죠?ㅠㅠ 오래 잘 보존되어서 많은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의 꼭대기에 올라가면 마산합포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요. 저 멀리 보이는 바다에 흐르던 땀이 씻겨나가는 시원함을 느꼈답니다.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을 한 바퀴 돈 후에는 가까이에 있는 '마산어시장'을 찾았어요. 제가 묵었던 숙소의 맞은편 건물에서 주차관리하시는 선생님께서 '마산어시장'은 가봐야 마산을 구경했다고 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찾은 곳이에요. 새싹이가 바다생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합니다. 특히 심해에 사는 생물을 좋아해요. 그러나 마산어시장에 '블로브피시'는 없단다, 새싹아...ㅋ
마산어시장에는 이런 친구가 있네요. 말린 가오리, 참돔, 민어 등등
갈치도 보이고, 아귀도 보이고, 다른 생선들도 많이 있네요. 다들 발걸음이 바쁘신데, 저희만 여유롭게 찰칵!
생선이 저렇게 진열되어 있는 게 신기하다며 촬영을 하고 있어요. 사진엔 없지만 진열 작업을 하시던 상인분이 '브이'도 해주셨답니다.^^;
마산어시장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시장 구경은 그곳에 주차한 후에 했습니다. 그리고 마산어시장 뒤편으로 쭈욱- 올라가면 '창동거리'가 나와요. 여섯째 날 돌았던 '가고파 꼬부랑 벽화마을', '마산어시장', '창동거리', '창동예술촌'은 다 인근에 있기 때문에 하루 일정으로 잡아서 구경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눈은 내리지 않지만, 충분히 분주하고 사람 냄새 느껴졌던 창동거리. 예전에는 '경남의 명동'이라고 불릴 만큼 번화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소 쇠퇴한 모습도 느껴졌어요. 비어있는 점포도 많고,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인적이 드문...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와 상인들이 협심해서 이런저런 행사를 많이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창동거리를 따라 여러 체험 부스가 보였고 중간에 버스킹 하는 곳도 있었어요. 사람이 북적북적한 토요일의 창동거리였습니다.
창동예술촌과 창동거리-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진 않았어요. 문신 관련된 예술 작업으로 유명한 곳인 것 같았어요. 일곱 살 아이는 큰 도로에서 체험부스만 구경하는 걸로.^^;
새싹이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스예요. 여기서 나무 입체퍼즐 만들기 한 번만 하면 안 되냐고 했는데, 안된다고 했어요.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색칠하고 조립하느라 바빠 보였는데, 타지인인 저희로선 몸가짐을 조심해야 할 의무가 있기에, 적당한 거리두기를 했답니다. 키트를 사서 숙소에서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다음에 인터넷으로 찾아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아쉽게 지나쳤죠.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보이더라고요. 창동거리에 더 많은 발길이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새싹이와 함께 쭈욱 둘러보니, 점심때가 한참 지났더라고요.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았는데, 아이와 갈 만한 곳이 별로 없었어요. 쌀국수를 먹을까 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또 조심스러운 마음이...ㅠㅠ 그래서 인적 드문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오므라이스로 한 끼를 때운 새싹이와 엄마였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가서 한 시간 정도 휴식을 하니, 주말을 맞이한 아빠가 창원 여행에 동참했거든요. 창원 KTX역에 가서 아빠를 픽업한 후, 그동안 아껴두고, 아껴뒀던 저의 최애 음식점에 가서 다 함께 식사를 했답니다. 바로 창원 가로수길에 있는 '토도스(Todos)'라는 음식점인데요, 키즈 메뉴가 있어서 좋고, 타코와 샐러드와 수프도 너무나 맛있는 곳이에요.
이 날은 토마토 수프가 나왔는데, 이것도 또 맛있더라고요. 그런데 호불호는 갈릴 것 같아요. 새싹이는 잘 안 먹었거든요. 새싹이가 이 집의 양송이 수프는 바닥까지 긁어먹는답니다.^^;
정말 맛있어요. 사진만 봐도 또 군침이 도네요. 창원 찾으시는 분들은 꼭 한 번 들러보시라고 감히, 적극적으로다가 추천드립니다. 창원 가로수길에 있는 '토도스(Todos)'예요. 항상 대기 인원이 있어요. 시간 넉넉히 생각하시고 방문하시면 만족할만한 식사를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족 식사를 무사히 마친 후, 그냥 숙소에 들어가긴 아쉬워서 밤에 찾을 수 있는 관광지를 열심히 검색했습니다. 숙소 가까이에 '용지호수'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무빙 보트'를 탈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밤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서, 패딩을 든든히 챙겨 입고 출발했습니다.
저희는 한 30분 정도 탔어요. 시간이 되게 빨리 가더라고요. 거위 가족을 발견해서 계속 쫓아다니면서 구경했거든요. 근데 낮에 찾으실 분들은 안에서 심심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냥 가지 마시고, 간식거리 같은 걸 준비해서 가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가족이나 일행끼리만 모여있으니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 테니까요.
생각보다 아담한 호수였는데, 무빙 보트를 타고 보게 되는 주변 조경이 참 예뻤어요. 그래서 실망스럽진 않았습니다. 주차장에서 호수까지 오는 길이 좀 어두워요. 이런 곳에 정말 호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호수 공원에는 운동하는 분들도 꽤 많고, 돗자리를 깔고 앉아 삼삼오오 여유를 즐기는 분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무빙 보트에서 본 용지호수의 야경이에요. 정말 예쁘죠?^-^ 데이트하러 가기에도 아주 좋을 것 같아요.ㅎㅎ
오들오들 떨고 숙소에 가서 뜨거운 물로 씻은 후, 오랜만에 아빠와 함께 티브이를 보고, 게임도 하며 보낸 밤은 참 즐거웠습니다. 일곱째 날에는 '마산 로봇랜드'에 가기로 해서 들뜬 마음으로 뭘 타고 놀까 계획을 세우기도 했죠.
설레는 마음으로 찾았던 '마산 로봇랜드'는 일곱째 날의 이야기에서 보여드릴게요.
오늘도 함께 여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도 좋은 글과 함께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 되고 계시길 바랄게요.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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