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를 정말 싫어하는데
월남쌈이나 김밥, 비빔밥으로 해 먹으면 맛있어진다.
특히 생으로 야채를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먹는 월남쌈은 어릴 적 왜 먹나 싶었는데
요새는 가끔 생각이 나는 요리가 되었다.
집에서 야채 썰고 있을 시간은 없고 월남쌈이 먹고 싶어서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로 갔다.
야채쌈 먹는데 일인단 3만 원씩이나 한단다.
무조건 많이 먹어야지 싶었는데 둘째 꼬맹이가 진상을 부린다.
지가 먹고 싶은 토마토를 다 먹고 나니 그때부터 식당을 꼭 엄마손만 잡고 돌아다니겠단다.
한 바퀴 돌고 한쌈 겨우 싸 먹고 한 바퀴 돌고 또 한 쌈 먹고
코로 먹은 건지 입으로 먹은 건지.
인당 3만 원 정도 하는 데 너무 아까웠다. 그리고 아쉬웠다.
다녀온 지 3일째인데 자꾸 월남쌈 생각이 나서
슈퍼에서 무작정 라이스페이퍼와 양배추 베이컨을 사 왔다.
어디서 본 것도 아니고 그냥 급하게 내 맘대로 먹고 싶어서.
근데 맛이 꽤나 괜찮다.
1. 일단 미니 양배추 반을 잘라 심지를 잘라낸다.
2. 반쪽을 얇게 채 썬다.
3. 채 썬 양배추를 물에 식초를 조금 넣고 담가놓는다.
4. 그동안 베이컨 한 팩을 뜯어 얇게 슬라이스 친다 (싸구려 베이컨이다. 그리고 나중에 해 먹어 보니 양배추 반쪽에 베이컨 최소 두 팩은 필요하다.)
5. 양배추 물을 빼고 한번 물에 헹군다.
6. 물기를 뺴준다.
7. 프라이팬을 중불로 예열시킨다.
8. 베이컨을 먼저 올려 굽는다. 약간 바삭하게 구워도 맛있을 것 같은데 나는 시간이 없어 바삭해지기 전에 접시에 빼뒀다.
9. 방금 사용한 팬을 그대로 다시 예열시킨 다음 양배추를 익힌다.
10.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베이컨에 남은 기름으로만 양배추를 볶는다.
11. 양배추 숨이 잘 죽지 않는다면 올리브유 한 바퀴를 돌려준다. 소금을 살짝만 뿌린다.
12. 약간 검댕이 묻는 느낌으로 볶아주면 개인적으로 더 맛있다. 혹시 여유가 있다면 양배추를 잎의 결대로 만 분리해서 석쇠사이에 놓고 직화로 약간 태워주는 것도 맛있다.
13. 85~70도 정도 물을 받아서 라이스페이퍼를 적신다.
14. 그 위에 위의 두 가지 재료를 올린다. 양배추와 베이컨의 비율을 2:1 정도로.
15. 라이스페이퍼를 한 장 더 적셔서 그 위에 14번의 쌈을 한 번 더 싸준다.
16. 기름을 넉넉히 둘러 밑면을 튀긴다. 투명한 페이퍼가 흰색이 되면 돌려주며 튀기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누런 빛을 띨 때까지 다시 한번 돌려가며 튀긴다.
17. 칠리소스나 양념치킨 소스 있으면 찍어먹음 맛있을 것 같다. 난 없어서 그냥 먹음.
18. 그래도 베이컨의 짭짜롬함이 있어서 먹을만하다. 너무너무 바삭함. 꼭 페이퍼 두 개로 싸서 먹어야 됨.
길게 썼지만 사실 매우 간단하고 빠른 과정.
꼭꼭 해 먹어 보기를. 지난 며칠 동안 교회에서 파는 매콤한 오징어젓갈을 저녁마다 고구마에 올려 먹었더니 속이 쓰렸는데 어제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이걸 내리 해 먹으니 속이 엄청 편하다.
많은 재료를 넣지 않아도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안에 재료는 넣기 나름인 듯. 튀기는 과정이 들어가기에 안에 수분기 많은 재료만 아니면 뭐든 맛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