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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작가 Feb 18. 2022

우리에게 소중한 것?


내가 요즘 가장 즐겨보는 건, 여행 유튜브와 세계테마기행이다. 

과거에는 내 바로 옆에서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피디님들이

촬영 다녀와서 원고를 써도,

비나 이병헌씨가 우리 회사에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달라고 와도,

우리 팀장님이 이병헌씨 다큐멘터리를 찍고 와도,

별 관심이 없었다. 

그보다 내가 관심있는 건, 내 프로그램에 좋은 아이템을 찾는 것,

원고를 어떻게 하면 잘 쓸까 하는 것, 

우리 가족과 내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수다를 떠는 것 등이었다. 


'다양성'에 대해 생각한다. 

여행 유튜브를 보다 보면, 이곳저곳 문화, 음식, 역사 

나라에 따라, 사람에 따라, 종교에 따라

사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 

같은 나라에서도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보면서

경이로움과 놀라움을 느낀다. 


사람이 아름답고, 이 지구가 이토록 아름다운 건,

다 다른 사람이고, 다 다른 문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 다름을 고치려 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그 다양성을 즐거워하며, 받아들일 때

진정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어린왕자에는 상자 안에 양이 들어있다는 그림이 나온다. 

나 역시, 양을 그린 그림보다 상자를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어린왕자의 별에는 아주 소박한 꽃이 있었다. 

그 꽃은 겸손하지도 않고 자기의 가시 네 개로 호랑이 발톱을 당할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린다. 

별을 떠나던 날 아침, 꽃에 고깔을 씌워주려고 했을 때 

그 꽃은 자기의 우는 꼴을 보이지 않으려 거만하게 굴었다. 


어린 왕자에 보면, 어린 왕자가 볼 때,

쓸데 없는 데 집착하고, 쓸모 없는 일에 온 인생을 바치는 

어른들이 나온다. 


모든 별을 다스리는 권능을 가진 임금이 사는 별

자기를 숭배하러 온 줄 착각하는 허영쟁이가 사는 별

그 허영쟁이는 혼자 밖에 살지 않는 별에서 자기가 가장 똑똑하다고 인정받길 원했다. 

술고래가 술을 마시며 사는 별. 

술고래는 술 마시는 것이 창피해서 창피한 걸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했다. 

별을 세고 있었는데, 별이 모두 그의 것이라 생각하며 사는 상인

그는 별을 가져 행복한 게 아니라,

단순히 가지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한다. 

아주 작은 별이라 가로등 하나와 점등인만을 허용하는 자리가 있을 뿐인 별

어린 왕자는 그 별에 가장 머무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 별을 떠나는 것이 슬펐으나, 자기가 머물 만한 공간이 없었다. 

여섯 번째 별에서는 서재와 탐험가들의 이야기와 증거로서만 지리학을 하는 

늙은 학자가 사는 별

지구에서 노란 뱀을 만나는데, 뱀은 그곳이 사하라 사막이라는 걸 가르쳐준다. 


어린왕자는 

"별은 보이지 않는 꽃 때문에 아름다운 거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라는 말을 듣고, 

모래의 신비로운 빛남을 이해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노란 뱀은 "내 별이 작아 보여줄 수는 없어. 

아저씨에게는 모든 별이 웃는 것 같이 보이겠지. 

결국 아저씨는 웃는 줄 아는 별을 가진 거야"라고 말하는 뱀.


오랫 동안 길을 걷다가

장미가 오천 송이나 피어 있는 정원이 나온 곳에서

어린 왕자는 이 세상에서 하나 뿐인 장미라고 우겼던 장미를 떠올리며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그때, 여우가 나타난다. 

"친구를 찾고 있다면 제발 나를 길들여줘.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소년이 되어줘. 

너에게 수천 마리의 여우들 중 단 한 마리의 여우가 되게 해줘."


세상에 수없이 많은 장미가 있더라도

그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네가 길들인 건 이 세상에서 단 한송이 뿐이란 말도 덧붙여서.


둘은 친해진다. 

어느 날, 여우는

"비밀을 하나 알려줄게. 

너의 단 하나뿐인 장미를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장미를 위해 들인 시간 때문이야. 

그걸 잊으면 안 돼"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소중해지고,

귀하게 되는 이유는

함께 한 노력과 시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장미꽃과 여우를 잘 지키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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