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라작가 Feb 22. 2022

매일이 새 날

결심 60일차


러블리 김작가입니다

토지를 읽고 있습니다

서양문학과 한국문학을 좋아하지만

토지를 읽는 게 저에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리랑이나 태백산맥,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기타 등등의

수많은 책도 쓱쓱 읽어내려갔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좋아하는 저에게

사상이나 생각에서 턱턱 막히는 문장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흔이 되어 읽는 토지는

다르게 읽힙니다

내가 겪은 일들을 치유하며

얼음장같던 마음을 녹이고

한스런 마음을 삭히며 읽는 글이라

더 다르게 읽힙니다

이게 한국 정서구나

뒤로 갈수록, 마음에 쏙 드는 문장, 생각들이

저를 사로잡습니다


일제 침략기, 6.25전쟁을 거치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내, 한풀이가 책에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이래서 읽으라 하셨구나!

이응진교수님의 혜안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저는 독서를 참 많이 좋아했습니다

독서는 제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밝고 맑게 만들어주었고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게 해주었고,

나를 바꿔놓았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사람을 보는 눈을 참 아름답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늘 똑같던 일상이

늘 똑같던 사람들을

아름답게 볼 수 있도록

연민으로 볼 수 있도록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면까지도 볼 수 있게 해준 건

책이었습니다


또한, 제 주위에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평범해서 아름다운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칼에 찔려 아프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기 시작하자

다시 주위로 시선이 돌려지고

그 평범함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그 평범함을 사랑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행복을 어찌나 바랬는지요

제 꿈은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거였으니까요


언제쯤에야 저는 그 고통에서 치유될 수 있을까요

평생 치유할 수 없을까요

욕심을 비웠습니다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제 십자가를 다시 지기 시작했습니다

맑고 깨끗하고 단조로운 생활.

제가 좋아하는 생활입니다

오늘 신부님 강론에 그러시더라고요

고통은 어떻게 보면 우리 삶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고요

저도 그 고통을 받아들입니다


올해가 진짜 마지막입니다

제 글을 쓰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써볼 겁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도 다시 많이 읽어야겠죠


우리는 모두, 다 똑같은 사람이죠

부나 명예나 지위가

사람의 높낮이를 가르는 게 절대 아니죠

우리 둘레를 겹겹이 싼 겉껍데기들을

버리면 버릴 수록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외로운 사람보다

언제나 어떤 자리든,

가장 낮은 곳을 자처해

겸손한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섬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섬기고 또 섬기고,

섬기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존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