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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할머니의 남동생은 천주교 순교자다.
전쟁 시기에,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천주교 야학을 가르치며 예수님 말씀을 전했다.
그러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뒷산으로 끌려가 총살 당했다.
그 뒤로 나는 전쟁, 소외된 약자, 여성, 아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약한 여성인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강해져야했다.
나는 싸워야했다.
가정 내, 사회에서 여성에게 불리하게 가해지는
폭언, 폭력, 가부장제도와...
그게 내가 작가가 된 가장 큰 이유다.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고 싶었다.
나 역시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그 입장을 잘 알았다.
싸우다, 사실 힘에 부치고, 지쳤던 건 사실이다.
여성이나 아동의 인권, 생명을 무시하고 짓밟는
남성들은 여전히 존재했고,
때때로 남성들은 여전히 남성의 편이었다.
나는 수많은 여성들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나는 무너졌으며, 무기력해졌다.
많이 울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싸우기로 했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
빼앗긴 것들,
억울하게 쓴 누명들,
내 명예, 권리를 되찾고,
소외된 약자를 지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