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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왜

by 러블리김작가


대학교 때 나를 참 아껴주고 가르쳐주신

서울대 국문과 출신의 여교수님이 계시다

첫 만남에서 나는 그 분과

내가 그동안 어디서도 할 수 없었던

작가와 책 문학얘기를 40여분 가량

말할 수 있었고

그 때 그 경험은 내게 굉장히 행복한 경험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 내가 알고 있는 세계를

함께 알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것

그것은 기적이었다

나는 그 분을 제2의 엄마처럼 생각했다

교수님은 내게 내가 시험을 보거나

논문 발표를 하면

네가 사람들 중에 제일 잘 썼다 라거나

소박하게 쓴 네 글이 좋다고

최고의 칭찬을 해주셨다

교수님은 나를 아셨다

나는 그런 교수님이 정말 좋았다

졸업 전에는 국문과 몇몇을 따로 불러

수업 외에 서양문학 토론도 가르쳐주고

비싼 음악회도 데려가셨다

우리는 밥은 대충 때우면서도

정신적 꽃을 피우는 문학 공연을 접하며

내면에 아름다운 꽃을 키울 수 있었다


내가 엄마 다음으로 존경하는

내 인생의 멘토였다 그 분은.

교수님은 내가 방송작가를 처음 시작할 때

이용당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고

내가 드라마를 쓰겠다고 했을 때

잘 쓰라고 응원해주셨다


그런데 교수님은 왜

간혹 수업 중에 문학은 쓰레기라고

화를 내며 말씀하셨을까

그건 현실이란 땅에 발을 딛으라는 말씀이셨을까

아니면 쓰레기같은 글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나는 그 말이 제일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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