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생계에 대한 절박함
내 인생을 끝장낸 사건
내 인생에 대한 책임
내 꿈
하느님 사명
방송국이라는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게 했다
더럽고 치사하고
울어야 하는 일 투성이라도
견뎌야했고 참아야했으니까
그 인내가 나의 그릇을 성장시켰다
아픔이 터져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만약 내게 돈이 있었다면
나는 다른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냥 있어도 행복하고 만족해하는 나를
치열한 전쟁터에 몰아넣은 사건들
원하는 위치도 돈도 가져보았고
누구보다 큰 사랑도 받아보았고
그러나
내가 가장 행복해하는 건
조용하고 평안한 삶이다
따뜻한 햇살 받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웃으며
커피 한 잔 마시는 삶
그 정도의 여유가 내가 바란 전부였다
누구에게 짐이 되기도 싫어하고
나를 잃기도 싫어하는 나는
힘들 때 제일 울고 싶을 때는
혼자서 울고 버텨온 나는
내가 제일 힘들 땐
독방에 들어가 글을 쓴다
그리고 그 글이 나를 살린다
사람을 믿고 사랑해서 죽은 나를
글이 살리고
작가를 아는 사람들이 살려준다
어쩌면 나는 글쟁이로 타고 났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