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김 작가입니다
작가 외길 인생만 어언 28년째.
9살 때 작가를 꿈꾸고 난 후로
쭉 한 길만 걸어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뭔가 선택을 잘 못하는데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을 안 바꾸는 성격이에요
웬만해서는요
제 직업도 어릴 때 작가가 되고 싶다고 정한 이후로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다른 길 보지 않고
이 길만 걸어왔어요
그게 단점이자 장점이죠
운 좋게도 대학교 4학년, 23살 어린 나이에
방송사 취업이 되어서
(20살 때부터 카페 서빙, 가방 양말 판매, 백화점 케셔, 꽃게 집, 방송사 프리뷰 아르바이트 등을 했어요)
그 뒤로 쭉 한 주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었네요
엑스트라도 됐었는데 같이 신청한 친구들 중에 저만 연락이 와서 포기했었네요 방학 때 친구들이랑 같이 아르바이트하려고 한 거거든요
다큐, 교양, 뉴스, 생방송,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인작가로 일했는데
다 기억에 남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역시 매일 1시간 생방송, 주 5일 월~금을 1년가량 총책임졌던 거예요 출연자만 30여 명, 하루에 써야 되는 원고량이 매일 30쪽, 자막 10쪽.
그 어려운 걸 제가 해냈답니다 ㅎㅎ
우리 mc, 피디님, 출연자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함께 원고를 썼어요 그래도 정말 매일 생방송이다 보니... 쉽지 않았죠
친한 작가 언니가 그 정도로 드라마 쓰면 되겠다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신기한 게...
그게 끝나고 나니... 노트북에 앉아 원고 쓰는 게 한동안 힘들었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14년을 쉬지 않고 방송일+육아만 했으니까요
제 인생은 없었죠
남들처럼 웃어보고, 거리 거닐고,
커피 마시거나 하늘 본 게 얼마 만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죠
그냥... 글 쓰는 기계였어요
대표님들도 제가 기획안 작업하는 속도 보면서
글 쓰는 공장이라 그랬어요 ㅎㅎ
뚝딱뚝딱. 해냈으니까요
최근은 육아에 더 전념하면서
작가를 그만둘까 계속할까 슬럼프에 빠졌었죠
드라마로 이직도 꿈꾸고요
주일학교 교사 3년,
간간히 기획 작가일, 교양, 예능 eng, 예능 토크쇼 통 대본 등 구성작가 일과 드라마 수업을 병행했네요 이대 평생교육원에서 드라마 수업을 2년 정도 들었어요 작년 9월쯤 끝났네요
작년 10월부터는 삶의 모토를 좀 바꿔보려고 했었어요
그동안 너무 힘들게만 일만 하고 살아왔는데
이제 사람답게 살아보자
행복해지자
쉬엄쉬엄 살려고 했는데
영어공부를 시작하니까 다시 삶이 빡세지더라고요
영어 잘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도 영어연극을 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그 말이 무색할 만큼...
아무리 영어공부를 해도 잘 안 늘어서
너무 속상하네요
영어 너무 못해서 부끄러워요
그래도 좋은 선생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여적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 느껴요
이제 서투르지만 문장도 조금씩 만든 답니다
외국인들 만나도 이제 졸지 않아요
도망가지 않아요
어떤 얘기하나 귀 기울여 들어요
뭐 아직 알아듣진 못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정말 많은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저 정말 영어울렁증 있어서 외국인만 봐도
도망갔거든요 겁이 많아요 제가.
제 소원은 정말... 외국인과 말할 정도로
영어를 하게 되는 거예요
워낙 영어를 못해서 그런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오면 세상 다 가진 듯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지금 힘들어도 전보다 더 많이 공부하며 버텨내야겠어요
또 하나의 소원은 드라마 이직.
자꾸 지인들이 제 이야기가 너무 흥미진진하다며
드라마로 쓰라는데
저는 밝은 이야기 쓰고 싶어요
제 이야기는 절대 안 쓰고 싶습니다 ㅎㅎ
조금씩 제 가치관이나 생각은 글에 묻어나겠죠
시간 여유가 있으면 바람도 쐬고
놀 줄 알았건만
예전엔 정말 잘 노는 여자였는데
자꾸 글 쓰는 기계로 돌아가요 슬프게도.
게다가 또 책은 어찌나 재밌는지요
요즘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어요
방송작가 14년 하면서
어느 순간 글 쓰는 습관이 제 몸에 배었나 봐요
훈련된 게 참 무섭더군요
조금씩 덜어보려 해도
절대 안 덜어져요
하긴 그렇게 훈련이 되었으니까
방송작가로 원고료 받고 살 수 있었겠죠?
이제 그냥 받아들이려고요
방송작가로 훈련된 습관이 어디 가나요
그래도 전보다 조금씩 제 인생, 제 일상 챙기면서
살려고요
아이 덕분에 전보다 제 일상 사네요 사람처럼요
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예쁜 장소가 있는데, 다음 글에 적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