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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by 러블리김작가



잊고 있었던, 지워져버렸던, 마음들이 떠올랐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버텨왔는지

그 마음을 기억해냈다.


9살 때, 예수님께서 가난한 마굿간에 태어나,

그토록 좋은 말씀, 이웃 사랑을 실천하시는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

예수님 같은 사람이 있어, 참 감사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나도 예수님 닮은 사람으로, 빛과 소금처럼 살아가고 싶었다.


빛과 소금처럼, 살아가기 위해

생각, 행동,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하며 살았다.


남들은 60세에 깨닫게 될 것들을,

나는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으며, 조금 일찍 깨달았다.


내가, 그렇게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내 권리와 기본권을 짓밟히면서도,

묵묵히 버틴 건,

하느님 예수님 사랑 덕분이었다.

한 때, 내가 제일 지키고 싶은 것을 빼앗겼을 때, 지키지 못했을 때는,

하느님만 철썩같이 믿고 있던 나는,

왜 지켜주지 않았냐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내가 소중한 것들을 빼앗긴 피눈물 나는 고통 속에서,

스스로 십자가를 메고, 피 땀 흘리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걸어온 내가 있었다.

기존의 나는 죽고, 새로,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는 내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되었다.

돈이나 권력 명예 인기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도 펼쳐지길.

가난하고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이 위로 받고, 치유 받으며 눈물을 거두고 잘 살게 되고,

폭력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이 폭력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유도 모른 채, 죽임 당하는 사람들이, 죽지 않기를.

그 어떤 사람도, 타인의 기본권을 짓밟고 폭력을 행사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그저, 그러면 되었다.


지금 나는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위한 미사를 드릴 수 있어,

참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아픈 사람 뿐만 아니라, 귀신들린 많은 사람들을 고쳐주셨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셨다.

죽은 사람도 살리고, 죽었다가 부활했으니,

얼마나 믿기 힘든 신비로운 이야기인지.


그러나, 우리는 믿지 못할 '기적'속에 숨겨진 진짜 비밀을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신보다 더 이웃을 사랑한 예수님의 마음이고,

당시, 혼자 아이를 낳으면 죽을 위험에 처했는데도 자식을 사랑하고 지킨 성모마리아님의 모성애이며,

자기 자식이 아니지만, 자신의 자식으로 받아들여 키운 요셉의 부성애.

그 안에 담긴 '사랑'을 깨닫고,

우리가 현실 안에서 그 '사랑'을 실천한다면,

하느님 나라는 이 땅에 펼쳐져있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가르쳐준 건,

1. 섬김이었다.

하느님 나라의 섬김이 무엇인지 직접 보여주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제자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먼저 낮아지시고, 제자들을 섬기었다.


2. 서로 사랑하라.

예수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셨다.

다툼, 폭력, 전쟁이 아니라, 서로 사랑함으로써 이 땅에 평화를 선물하시려 하신 것이다.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의 의미는

서로를 깨끗하게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여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는 것이다.


3. 십자가 정신

하느님 뜻을 위해, 내 뜻을 내려놓는 정신이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기 전날 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했다.

"아버지여 만일 아버지의 뜻이거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주님은 십자가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아버지의 뜻이기에 십자가를 지셨던 것이다.

십자가를 진다는 건, 그런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내 뜻을 내려놓고

주님이 원하는 일, 주님이 원하시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다.

또한, 타인을 위하여 나를 희생하는 정신이다.

"피 흘림이 없이는 죄사함이 없느니라"

십자가 밑에서 고백되는 모든 죄는, 깨끗하게 용서해주신다.

아담과 하와의 모든 문제는 죄로 인해 온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실과를 따먹은 후, 발생하는 문제

영적 문제, 가정 문제, 대인관계 문제, 환경 문제, 건강 문제, 죽음 문제

모두 죄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주님은 모든 문제를 십자가에서 해결하신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위해 하느님의 어린 양이 되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현실에서도, 하느님 말씀 때문에, 힘들면서도, 이 십자가의 멍에를 대신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4. 용서

예수님은, 자신이 사랑한 사람들에게, 배반당하면서도,

그들을 용서했다.

그리고, 자신이 십자가에 못 박혔다.

유다는, 예수님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권력과 힘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해

그를 따랐다.

그러나, 예수님이 세상 것에 관심이 없고, 사랑을 실천하자,

스승을 돈 몇 푼에 판다.

그리고 유다는, 자신이 받은 뇌물을 돌려주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세 번 부인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침을 뱉고 눈을 가리고 주먹과 손으로 때리며

"선지자야 맞춰 보아라.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냐?" 괴롭힐 때,

베드로는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라며 모른 체 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네가 닭이 울기 전에 나를 모른다고 세 번 말할 것이다"고 한 말씀이

떠올라 크게 통곡한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선택한다.


심지어, 천주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박해당하고, 순교 당하는 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이 이 땅에 많아지는 것,

하느님 말씀을 알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예수님 부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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