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막내시절

초심을 기억하며...

by 러블리김작가


러블리 김 작가입니다

효리 씨가 이런 말을 했네요

미모도 남편의 사랑도 변하지 않는 건 없다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걸

인정하려 한다


저도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걸 인정하려해요


그 변하는 걸 붙잡고

왜 변하냐며 마음 아파했네요

모든 건 변하는데요

나도 세상도.


스무 살부터 3년 간은 대학교 영어연극을...

23살 4학년 2학기 때

Ebs 다큐멘터리 맞수 방송작가로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하루 4시간 자며 근무를 했어요

제가 이 얘길 후배 작가들에게 하면

정말 놀래요 얘들은...

그렇게 힘들게 일을 안 해서요

그렇게 일한 P작가와 제가 독했던 거죠

저 당시에 생각해보면 좀 독종이었던 것 같아요


Ebs는 매주 방송이었는데

메인작가만 5분

서브작가가 저를 포함 4명

피디님들도 5분

조연출 1명

본부장님. 대표님 그렇게 팀원이었어요

매주 촬영 테이프가 100개씩 들어왔고

P작가와 제가 다 도맡아 프리뷰를 했어요

처음에는 프리뷰를 못해서

온종일 앉아서 일했는데 둘 다 1개씩 밖에

못 끝내던 암울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프리뷰라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피디님들이 찍은 촬영 테이프를 몽땅 봅니다

계속 보다 보면... 다큐멘터리 촬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편집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보여요

영상 그림 현장음 대화까지 싹 적어요

막내작가 때 기본을 마스터한 거죠

계속하다 보니 속도감이 붙어서

둘이서 일주일에 100개 프리뷰를 완벽하게 했죠

프리뷰가 끝나면 호치 게스로 집어서

사인펜으로 정리까지 싹 끝내 놓았어요

오전 9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쭉 앉아서 작가 언니와

일을 했죠

집에는... 당연 못 갔어요 ㅎㅎ

라꾸라꾸 펴놓고 자고 일하고

한 달에 3번? 정도 집에 갔던 것 같아요

그렇게 치열했던 막내작가 생활을 지나고

어찌나 일을 잘했던지...

나갈 때 대표님이 술 사주며 붙잡았어요

가지 말라고 ㅎㅎ

그때부터 P작가와 저는 보통 아이들은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술 얻어먹고 당당하게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P작가님. 막내 때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지금은 잘 나가는 메인작가가 되었죠


같이 일하던 친한 후배 작가들도

예능 교양 다큐 등 곳곳에서 메인작가가 되어

왕성히 활동하고 있죠

세월 정말 빨라요


그 뒤에 기자 시험을 한 달 동안 봐서

최종 1인으로 합격했는데...

방송작가 할 때 스크롤에 이름 올라가는 감동을

못 잊어서 못한다고 거절했어요

kbs 예능 드라마 in 드라마를 하면서

드라마 촬영 현장을 다녔어요

배우분들 인터뷰를 저랑 피디님 개그맨 이승환 오빠, 촬영감독님 요렇게 네 명이서 다녔답니다

배종옥 선생님, 변정수 씨 등등

당시 드라마 주인공 분들 인터뷰를 다녔어요

제 꼭지는 드라마 보고 명장면 명대사를 정리해주는 코너였어요

제가 처음 쓴 원고를 성우분이 더빙할 때

제가 따라갔더니... 작가 언니들이 더빙할 때

따라오는 작가 처음 본다 했어요

점심때쯤 나가서 칼퇴하고 밤샘근무도 없었어요


그렇게 좋은 작가 언니들과 피디들을 만나

재밌게 일을 하고 있을 무렵

Ebs맞수에서 같이 일했던 이정민 작가님께서

전화가 왔어요 같이 kbs피플 세상 속으로 를 하자고요 맞수에서 같이 하던 (인간극장 맨발의 기봉이 연출) 양창용 피디님도 함께 넘어왔죠

처음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만족스러워서

5명의 작가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제작사가 허브넷이라고 하니까

5명 중 5명이 하라고 해줬어요

허브넷은 이미애 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Kbs에서 이미애 사장님은 모르는 피디님들이 없을 정도예요 허브넷에서 일했다고 하면

본사는 물론 모두 일 잘하는 작가로 인정해줍니다

들어가기도 까다롭고요

당시 이병헌, 비 씨가 다큐멘터리 제작해달라고 직접 찾아올 정도였어요

허브넷에서 스타 다큐를 제작했는데

당대 유명한 스타들이 다 출연했었죠

최지우, 이병헌 등등...

이미애 사장님이 워낙 원고를 잘 쓰시기로 유명하고

그 밑에 작가들도 원고를 잘 쓰는 작가들로

인정받고 있었어요


그때 일하고 있던 메인 언니와 팀원들이

마음 따뜻하고 너무 좋으신 분들이었지만

양해를 구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맞수만큼 빡빡하진 않았어요

오전 11시쯤 출근해서 6~7시쯤 퇴근

첫째 주는 아이템 서치 및 취재를 해요

인터넷 기사, 국회도서관 등 각종 자료를 찾으며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될 사람을 찾죠

어떤 기사가 떠서 그 주인공에게 전화를 하면

삼사에서 다 섭외가 올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죠

가끔 좋은 아이템을 못 찾으면

차가 끊기기 전까지 밤 11시까지

저랑 팀장님 작가님 모두 앉아서

아이템을 찾을 때도 있었어요

아이템 찾기는 정말 늘 힘들어요


섭외 취재가 끝나면

미팅 날짜를 잡아서 미팅을 해요

둘째 주부터는 일주일 동안 촬영을 하죠

피디님은 출연자와 일주일 동안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서 촬영을 해요

밥 먹을 때도 피디님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촬영을 합니다

다큐멘터리기 때문에 순간순간을 잡아야 하기에

주인공의 모든 순간순간을 밀착 취재하죠

그리고 저는 그걸 프리뷰 해서

촬영에 내보낼 영상을 체크해요

진한 표시로 좋은 부분들을 표시해줍니다

작가 선배님은 중간중간 피디와 어떻게

촬영을 진행할지 의논하죠

촬영 일정이 짧기 때문에

짧은 일정 동안 주인공의 모든 걸 담아내려면

내공이 쌓이지 않고는 힘들죠


셋째 주는 편집 원고 더빙. 방송이 나갑니다

Kbs피플 세상 속으로는

기본 시청률 19~20% 씩 갔었어요

저희 방송을 천만 명 정도. 5명 중 1명 정도

보았다고 생각하시면 되어요

지금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시청률이죠

그때는 그래도 사람들이 tv를 좀 볼 때였어요

시청률 나오는 날은 바짝 긴장하는 날이에요

팀장님은 시청률이 나오는 날은

줄까지 그어가며 어느 부분에서 시청률이

올라가고 떨어진 지 체크를 하곤 하셨죠


Kbs피플 세상 속으로 에서 섭외 취재를 도맡아 하면서 섭외 취재력이 많이 늘었어요

3개 제작사가 3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방송을 만들었는데

우리 팀 섭외 취재는 제가 도맡아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부족한 저를 믿고

그 큰 일을 맡겨준 이미애 사장님이나 선배님들,

피디님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작가 선배님이나 피디님들 인성도 정말 좋으셨어요

제가 연락처만 알아와도 칭찬해주고

저 입봉 시켜주려고 두 선배 작가님께서

저를 막 설득까지 하셨거든요 ㅎㅎ

이미애 사장님은 당시 장나라 씨가

중국에서 엄청 잘 나가고 있을 때인데

섭외도 대신해주셨어요

장나라 씨 아버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14년 동안 방송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허브넷에서 받았어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작가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눈으로 출연자를 찾을지

취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촬영 전 출연자를 만나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그 기본을 그곳에서 닦을 수 있었어요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인간극장 프리뷰 알바를 하다가 걸려서 팀장님이

인간극장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Kbs피플 세상 속으로만 하라고 적 있어요

저 뺏길까 봐서요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저를

아껴주고 가르쳐주고

작가로 만들어준 곳이 허브넷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Kbs드라마. 구성 피디들 중 허브넷 모르면

간첩이죠


저를 많이 사랑해준 선배 피디님들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맙습니다


기회가 될 때 서브작가 시절이나

메인작가 때 이야기도 간간히 들려드릴게요


그럼 행복한 밤 되시길 바라며♡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