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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Aug 15. 2022

매일이 새 날

결심 115일차


러블리 김작가입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벌써 7년이란 시간이 지났네요. 


지금은 상위 3% 안에 드는 작가라고 뜨네요. 

또, 6월 한 달 동안은 7335명의 분들이 와주셨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이 브런치로 뭘 해야겠다 이런 욕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오랜 시간 방송사에 갇혀, 글을 쓰는 것에 많이 지쳐있었기 때문에 

여러분들과 편안히 글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고,

일상을 잘 살아갈 수 있길 바라며, 브런치를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면,

글 쓰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가 방송을 처음 시작했을 때,

브런치를 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요.

수다의 장이 되었을 텐데요.


일상에서 사람들과 얼굴 보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직접적인 위로와 응원을 받고,

또 제가 위로와 응원을 해주고....

그런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로 인해, 힘든 일도 있었지만, 고마운 분들도 많았고,

사람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제가 브런치를 처음 시작한 이유는,

제 마음과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였어요. 


제가 드라마를 쓰거나 다른 일들을 하면서

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중요한 게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것 저것 찾아보는 것들을 공유하고,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적었어요. 


20대 30대는,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같아요.

방송일에 맞춰 일을 하고, 

어떻게 하면, 시청률을 높일 수 있을까

그 안에서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하는 글을 쓰기 위한

아이템을 찾았고,

삶에서 소중한 일상의 가치, 희망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애를 써왔어요. 

많은 출연자를 만나 취재를 하고, 방송으로 삶을 담았어요. 

어린 나이에 아이를 출산한 부부의 결혼식 웨딩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100세가 넘은 할머니를 찾아 전국에 전화를 걸기도 하고,

취업준비생들을 취업시키기 위해, 대표님들과 호흡을 맞춰, 

청년들을 취업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고, 

장애를 극복하고 힘차게 도전하는 분들을 섭외해 

그 분들에게 또 희망을 주기도 하고, 

배우 장나라씨를 비롯해, 수많은 연예인분들과 함께 다큐나 예능, 

드라마 현장 촬영이나 인터뷰를 가기도 하고, 

연예인부터 일상을 살아가는 분들, 정치를 하시는 분들,

힘들고 아픈 분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취재하고, 그들의 삶을 위로하며,

그 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밤을 새워 원고를 써오곤 했었습니다. 

때론 출연자분들을 통해 로망을 만들어내기도 하면서, 

그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고, 저 또한 삶의 희망을 얻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방송에서 얻은 희망이 너무 컸는지,

객관적으로 사람을 보는 눈을 좀 잃었었어요.

모든 사람을 좋게 보고, 안아주려 하고, 도와주려 하고,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도 겪게 되었습니다. 


브런치를 하면서, 

저는 제 마음을 더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며, 정확하게 다시 보기 시작했고, 

제가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구별하기 시작했어요. 

심리학과 인간, 삶에 대한 공부만 치열하게 7년. 

브런치를 통해 

같이 방송일을 하자는 제안이나, 출판 제안, 강의 제안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는데, 

아직 제가 정리하고, 해야할 일들이 있어서, 못했어요.

앞으로는 작품이 완성 되면, 하려고 합니다. 


방송작가로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출연자, 제작진을 만나 일을 하고,

제작사 대표님들이 공장이라고 할 정도로, 

글쓰는 기계처럼, 

앉으면, 기획안이 쭉쭉 나오고, 촬영구성안이나 대본, 아이디어가 

쭉쭉 나왔었어요.

처음에 방송일을 할 때는 근무시간이나 쉬지 못하는 게 힘들었던 거지.

일이 어렵진 않았어요. 

제게 방송일은 천직이었고,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딱 하면, 딱. 제 열성을 다해서 했고, 제 인생을 모두 바친 일입니다. 

그만큼 이 일을, 사랑하고, 좋아했어요. 


제가 여행을 다녀오면, 그걸로 방송 아이템을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서 알게 된 사실도

방송으로 만들고,

제 모든 취미와 관심사, 알게 된 정보는,

모두 방송으로 소개가 되었죠. 


방송을 할 때는 늘 시청률과의 싸움이었어요.

시청률은 항상 1등이었지만,

어느 순간, 제가 원하는 것들을 모두 하게 되었는데도,

제 잃어버린 일상과, 꿈, 

이 길을 걷지 않았다면, 겪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들에 대한 후회와 미련 때문에

힘들기도 했어요. 


제 개인적 삶에 불행이 닥쳐오기 시작했을 무렵,

처음 그것은 제가 뛰어넘을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제 마음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고,

그 일들로, 오히려, 가해를 받기도 하면서

굉장히 심적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야 했답니다. 


그 속에서, 빼앗기고 짓밟힌 제 자아를 찾기 위해서,

제 아픈 마음을 치유받기 위해서,

스스로 용기내고, 보듬어주며 부단히 노력하는 시간들이었어요. 


일상을 다시 되찾기까지,

원래 제 모습을 되찾기까지, 참 오랜 시간을 헤매였습니다.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여리고 착했던 저와,

방송에 최적인, 열정적이고 강한 모습의 저...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산 아래로 내려오는 시간.


다행히도, 저는 잘 내려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깨달은 것들을 바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밑바닥부터 다시 세우고 있어요. 


저는 기준점이 지극히, 기본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고 방송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더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한계치보다,

제가 할 수 있는 끝까지 더 참고,

더 해내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 체력이 많이 부족해집니다. 

마음은 전보다 더 열정적인데,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건강부터 챙기고 있어요.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제가 갖고 있던 생각,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내려놓고 비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가장 소중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내려놓기까지가 참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습니다. 


몇 번의 일들을 겪으면서

타의에 의해, 

제가 처음 갖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관이

짓밟히거나 꺾어야했어요.


그러나, 다시 세우기까지

참 오랜 시간을 견디고, 참고,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스스로 일어나는 법이

가장 자신에게 맞는 것 같아요.


누군가 도와준다 하더라도,

나 자신이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들이니까요.


저보다 먼저 이 길을 가신 작가, 피디 선생님들이

제게 해주신 말씀을 늘 되새기며,

작가로서 글을 쓰기 위해, 

제가 참고 인내해야 하는 시간, 모두를 견뎌내고 있어요. 


제 글을 읽는 분들이,

힘들고 외로운 시간들을

잘 견디며, 살아가실 수 있길

언제나 마음으로 응원하고, 또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제가 해야할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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