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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라 Aug 31. 2022

아리랑 6

조정래작가님

"대한독립 만세에"

학생들이 팔을 치뻗어올리며 선창했다. 어떤 학생들은 태극기 대신

모자를 벗어 치켜들고 있었다. 

"대한독립 만세에에"

노동자들의 우렁찬 복창이었다. 머릿수건을 질끈질끈 동여맨 노동자들은

학생들보다 한결 기세가 드세 보였다.

"함께 만세럴 부릅시다!"

"우리도 돼요?"

"하먼이라. 조선사람이먼 누구든지 다 되고말고요"

"이, 글먼 사람 노릇 히야제"


"한양서도 요런 일이 벌어졌담시로?"

"그렇제. 한양바람이 여그꺼정 불어온 것 아니라고"

"그려. 진작에 요런 바람이 일어났어야 허능겨.

그간에 얼매나 쌩고상덜 험서 살았냔 말이여"

"말도 말어. 그 분허고 서러운 것 어찌 말로 다 허겄어.

그 농새 잘되든 땅 다 뺏기고 팔자에 없는 날품팔이 신세가 됐으니

요것이 어찌 사람사는 꼬라지겄어"

"우리가 요 드런 놈에 신세 면하자먼 왜놈덜얼 몰아내야는 것 아니겄어?"

"더 말하먼 잔소리제. 요분에 이놈에 시상얼 훼까닥 뒤집고 엎어

왜놈덜얼 싹 다 몰아내야 허능겨"

"하먼, 더 이를 말인가. 10년 참었으면 많이 참은 것이제"

노동자들은 만세를 연창하는 사이사이에 이런 말로 서로의 기운을 

돋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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