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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매거진을 할 때, 한 기자님이 있었다.
다섯 명의 기자분들이 매주 돌아가면서 30분 코너를 맡아주었는데,
그때, 쑥쓰러움을 많이 타서, 방송에 못 나가겠다고 하는 기자님에게
나는 "할 수 있다"고 이끌어, 함께 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좀 무모할 정도로, 상대방에게 하라고 강요한 건 아닌가 싶은데,
다행스럽게도, 이제 그 기자님은, 방송에 진행자로도 방송을 이끌고
유튜브도 하신다.
과거보다 많은 발전을 이루어내고 계신다.
그런 걸 보면, 사람은, 무엇을 시도하고,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당시에는 쑥쓰러워서 못하겠다고 하던 일들도
점차 자신감이 붙으면 하게 되고,
잘하게 되고,
자신이 모르던 모습까지 이끌어내게 되고,
그것이 몇 년이 지나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인다.
그 기자님이 발전할 동안,
나는, 어떻게 지내왔나 생각해본다.
아이 육아에 있어서, 나는 전보다 마음이 더 너그러워졌다.
사람을 보는데 있어서도, 전보다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전에도 그랬지만, 돈, 명예, 인기, 성공 이런 것보다,
사람의 중요성, 사람의 소중함을 점점 깨달아간다.
전에는 돈을 버느냐고, 내 글에 집중하지 못하고
방송일과 드라마를 병행하며 왔다갔다 해야 했는데,
내 드라마를 쓰겠다고,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
무모하게 도전을 해볼 용기도 생겼다.
전에는, 내가 잡은 것들을 놓지 못해 다 부여잡고 사느냐고 괴로워했는데,
이제는 내가 놓을 것과, 잡을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모든 걸 다 좋게 보았는데,
나쁜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나는 잃어버린 게 많지만, 얻은 것들도 많다.
그러나, 지키기 위해서는,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지키고 싶은 것들도, 해야할 것들도, 하고 싶은 꿈들도 나는,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