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간다
내 눈이 카메라고
내 머리가 컴퓨터 시스템이다
그저 관찰자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난다
섞여서 뒤흔든다
그리고 섞인다
사람의 희노애락을 꺼내게 해준다
나라는 한 사람이 있고
작가인 한 사람이 있다
나는 모든 걸 겪고
작가는 이를 수습 정돈한다
나는, 나도 좋고
작가인 나도 좋다
나는 희노애락이 숨겨지지 않는
욕심 욕망도 반성도 부족함도
갖고 있는 평범한 한 사람이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정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숲이 아닌 나무를 보지만
작가인 나는,
사람의 희노애락에서 초월해
나무가 아닌 숲을 본다
작가인 나는 세상을 재창조하고
세상을 바꿔나간다
둘 다 내게는 소중하다
숲은 그저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나무를 보아야
진짜 숲을 아는 것이다
나무는 자라나며 온갖 성장통 상처를
안고 자란다
나무의 생은 처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