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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조지 큐커 감독의 영화 <가스등>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다.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다.
정신적 학대는 자유자재로 타인의 심리와 행동을 가지고 놀 수 있고
재산 탈취 등의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
패트릭 해밀턴 작가 <가스등>에서는
남편은 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든다. 부인이 왜 어둡게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 탓을 한다. 심지어 정신병자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
남편 그레고리는 아내 폴라 몰래 앨퀴스트의 보석을 찾기 위해
보석을 뒤진다.
천장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남편은 착각일 뿐이라 일관한다.
심지어 부모처럼 길러준 이모대신 진짜 엄마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죽었다는 말에
폴라는 스스로를 믿을 수 있었을까?
그레고리는 폴라를 외부와 차단시키고 폴라를 환자인 것처럼 대하기 시작한다.
그레고리는 밤마다 외출하고 폴라는 혼자 집에 남는다.
혼자 가스등을 켜고 있는데 자꾸 가스 불빛이 약해진다.
폴라가 가스등 불빛이 약해지는 이상 현상에 대해 말하면
그레고리와 가정부들은 폴라가 이상하다고 할 뿐이다.
폴라는 결국 자신이 헛것을 본 것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레고리는 점점 폴라의 숨을 조인다.
폴라에게 브로치를 선물했다가 폴라 몰래 몰래 브로치를 숨긴다. 그리고 폴라에게
브로치를 보여달라고 한다.
폴라가 브로치를 어디에 둔지 모르겠다고 하자, 그레고리는 폴라의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탓한다.
그 후에도 그레고리는 자신의 세계, 집안의 그림을 숨기고,
폴라의 도벽과 정신병이 도졌다고 거짓말로 폴라를 몰아간다.
폴라는 자신이 헛것을 보는 건가, 미쳐가는 건가 의심하기 시작한다.
폴라의 이모의 팬이었던 브라이언 경위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을 찾고 있다.
폴라 부부가 이모의 집에서 산다는 것을 알고 그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레고리의 이상행동을 포착한다.
결국 오페라 가수 살인 사건의 범인은 예상대로 그레고리였다.
그레고리는 보석에 눈이 어두워 오페라 가수를 살해했으나 보석을 손에 넣지 못했다.
보석을 찾기 위해 폴라에게 이모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자고 했다.
이모집에 머무른 이후로 밤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하며
이모의 물건이 있는 다락방에 가 보석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폴라가 정신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혼자 마음껏 보석을 찾을 수 있어
그녀를 가스라이팅한 것이다. 브라이언 경위의 끈질긴 수사로 폴라는 자유를 찾고
그레고리는 죗값을 치른다. (구속됨)
폴라는 자신의 현실인지능력을 의심하면서 모든 걸 그레고리에게 의존한다.
그레고리가 폴라에 대해 모든 걸 지배하는 것이다.
그레고리는 이상한 일을 꾸민다.
작은 물건을 감춘 후, 폴라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타박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폴라는 건망증에 시달리고 좀도둑질을 하는 여자가 되어버린다.
설상가상, 그레고리는 폴라가 밖에서도 실수를 저지른다면 다른 사람들도
폴라를 이상하게 볼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핑계를 대며 폴라의 외출을 금지한다.
하지만 정작 일을 꾸민 그레고리는 매일 밤 외출을 즐긴다.
이 모든 건, 폴라의 이모가 갖고 있던 보석을 차지하기 위한
그레고리의 치밀한 계획이었다.
그레고리는 폴라의 이모를 직접 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석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상속자인 폴라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한 거였다.
폴라는 가스등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만
그레고리는 그녀가 과민반응하는 거라 몰아간다.
자신이 위층 가스등을 켜서 아래층 가스등이 희미해졌다는 사실을 들킨다면
위층에서 무엇을 했는지 설명해야 했으니까.
폴라는 자신의 기억력과 판단력을 의심하는 상황에 이르고
자신이 환자라 믿으며 모든 것을 그레고리에게 의존하게 된다.
집요하게 남편의 통제를 받다가
여자주인공 폴라가 각성한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게 된 폴라는,
이전과 비교했을 때 활력적인 사람이 된다.
결국 폴라가 그레고리의 지배를 벗어나 스스로를 되찾는 과정까지 영화는 보여준다.
<라풀젤>에서 마녀 고델은 라푼젤에게 가스라이팅한다.
왕비는 마법의 꽃을 달여 먹고 낳은 아이인데
덕분에 머리카락에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마법을 지닌 채 태어난다.
이를 알게 된 마녀 고델은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젊음을 유지하고자 라푼젤을 납치해 성에 가두고 키우기 시작한다.
고델은 라푼젤에게 너는 쓸모가 없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다며 수차례 비하한다.
라푼젤이 성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
고델은 바깥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성 안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겁을 준다.
깡패, 폭력배, 뱀, 전염병 등 온갖 무시무시한 것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이다.
<아가씨>에서도 숙부 코우즈키는 오랜 시간 교육을 빙자한 폭력을 행사하며
히데코를 자신의 손 안에 두려 했다.
오직 자신의 욕구를 위해, 아내 조카로 하여금 남성들 앞에서
음란 서책을 읽도록 하는 낭독극을 열곤 했다. 책 읽는 것을 거부하면 때리고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고.
이를 견디다 못해 코우즈키의 아내는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마는데
이후 낭독극은 히데코가 도맡아 한다.
하녀 숙희의 도움으로 히데코는 숙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에 성공한다.
히데코는 숙희와 함께 음란한 서책을 찢어버리고 방을 완전히 망가뜨린다.
이는 히데코가 숙부의 오랜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남을 상징하는 것이라 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되찾게 된다.
연극 <창수>는 이혼 소송 중에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사망보험금을 얻으려 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비리 경찰, 물질 만능주의 소재를 엮어 느와르 장르의 연극이 완성된다.
이는 데이트폭력, 가정폭력을 다루는데
이를 통해 건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한다.
가스등. 가스라이팅을 오은영박사는 심리적 지배라 말했다.
가랑비에 젖는 줄 모르고 스스로를 동굴 속으로 숨어버리게 하는
무시무시한 폭력.
신체적 폭력만이 폭력이 아니라,
상대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심리적 지배는 엄청난 폭력이다.
오은영박사는 서정희의 결혼생활은 보이지 않는 수갑이라 말했다.
가스라이팅은, 부모와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에서 자주 보인다고 한다.
심리적 지배의 진짜 무서움은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심리적으로 타인이 자기 자신의 판단력, 생각을 믿지 못하게 하고,
돈까지 착취한다.
영화 가스등은
정서적으로 학대하고 심리적으로 억압하는 사람을 보여준다.
네가 이상한 사람이야
네가 문제야 라는 형태로
한 사람을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
이는 돈을 뺏기 위함이었고, 돈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
자기 확신이 없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
거기에 말려들어서 현실 자체를 왜곡해 보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왜곡시켰던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고 복종하게 되고
그런 형태로 사람을 조종하는 가스라이팅이라 한다.
이는 실제로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많이 일어난다고 하는데
부모 관계, 친구 관계, 심지어 부부관계에서도
피해자가 나타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가해자는 피해자를 때린다.
피해자가 맞은 것이다.
그러나 가해자는
때린 거 아냐.
뭐 그런 거 갖고 그러냐
너 진짜 이거는 우리 친하니까 그러지
라고 몰아간다.
피해자는 진짜 폭력을 당했는데
친한 사람끼리 툭툭 칠 수 있는 거 아닌가
가해자가 종용하는 현실을 주입받아서
본인이 그렇다고 믿는 데까지 간다.
그렇게 믿어야 사람을 조종하고 복종시키고 굴복시키고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있고
얘는 다른 사람에게 말 안 할 거니까 라고 생각한다.
피해자는 혼란에 빠지며, 본인도 그게 사실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가스라이팅에 지친 사람이라면,
독립해야 한다. 그게 건강한 삶이다.
영화 <렌필드>
드라큘라 성을 방문했다가 그의 감언이설에 속아 직속비서가 되기로 결심한
렌필드
어느 날 드라큘라는 사냥꾼과 싸우다 햇빛에 쬐어 큰 부상을 입고
렌필드는 미국으로 옮겨 그를 간호한다.
렌필드는 마피아의 협박에 주눅 들지 않는 경찰 레베카를 만나고 결심한다.
자기도 레베카처럼 당당하게 살겠다고.
드라큘라와의 관계를 마침내 끊겠다고.
렌필드에게 드라큘라는 생명줄이었다.
드라큘라는 렌필드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제물을 데려오면
그를 일부러 공격한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렌필드가 용서를 구하면
그제야 자기 피로 치료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렌필드는 드라큘라의 요구나 명령을 거절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이는 데이트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사례에서 가스라이팅이 활개치는 걸 접할 수 있다.
렌필드 피해자는 단순하지 않다.
렌필드는 단순히 조종당하는 게 아니라 자기 처지가 당연하다고 자조하며 동조한다.
드라큘라에게 의존하는 악순환을 렌필드 본인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내와 아이를 저버린 채
드라큘라를 만나러 떠났다.
부와 권력을 원했기 때문에. 드라큘라의 제안도 받아들였다.
더 강한 힘과 능력을 탐냈기 때문에. 이 찰나의 선택 때문에 그는 스스로 퇴락했다.
자발적 굴종이 렌필드와 드라큘라의 진짜 관계인 셈이다.
힘을 쫓아 권력자에게 스스로 굴복하고 의존한다는 공통점.
굴복이 드라큘라보다 더 위험한 악인 셈이다.
렌필드에게 레베카와의 만남이 전환점이 된다.
자기가 시작한 악순환과 인간관계를 끊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본인 뿐.
레베카는 마피아의 외압과 회유에 굴하지 않는 몇 안 되는 경관이다.
그녀는 마피아에게 아버지를 잃었지만
아버지처럼 마피아와 싸우겠다는 경찰다운 소신을 잃지 않는다.
그런 그녀를 보며 렌필드는 큰 충격에 빠지고 자기 합리화를 그만두고
드라큘라와의 관계를 다시 맺으러 한다.
집단 심리 치료 모임.
렌필드를 비롯한 참석자는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 외치며 서로를 격려한다.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패션, 헤어스타일, 집 인테리어 세세한 것까지 바꿔주며
자존감을 높여준다.
가스라이팅은 친밀한 관계에서 잘 나타난다.
가족, 친구, 연인과 같은 관계에서.
제 삼자는 이를 금방 알아채지만
친밀한 관계에서 피해자는 자신이 가스라이팅 당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가스라이터의 특징은
조건부 사과를 한다.
가스라이터는 피해자에게 얻을 것이 있을 때만 사과한다.
사과해도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
사과를 요구했거나 누군가 그렇게 하라는 명령을 들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뿐.
또 상대방을 딜레마에 빠뜨리게 한다.
가스라이터가 피해자에게 체중을 줄이라 말하며
식사에는 다양한 디저트를 준비한다.
그러면 피해자는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해질 수 없다.
가스라이터는 피해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 모든 잘못을 피해자에게 넘긴다.
그들은 피해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하게 만드는
심리적 딜레마에 빠뜨리는 것을 즐긴다.
상대방을 고립시키는 것 또한 가스라이터 특징이다.
가스라이터는 세뇌시킨다.
가스라이터의 특징을 미리 알고 피한다면
자아를 잃어버린 채 의존하는 삶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