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네가 가까웠다
주말이면 나는 고모네 놀러가곤 했는데
그곳 계곡에서 수영도 하고
머드팩도 하던 게
하루였는데도 지금도 생각난다
지금은 전력 기업 임원으로 있는 삼촌은
우리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오토바이를 가르쳐주고
볼링을 가르쳐주었다
우리 동네에서 고무줄 공기놀이
푸댓자루 타고 내려오기
고적대 퍼레이드 지휘하기
춤연습해서 무대 오르기
친구들과 떡볶이 끓여먹기
편지쓰기
서울대공원에 롤러스케이트 타러 가기
노래방
펌프
봉사활동
수많은 추억을 나는 친구들과 함께 했다
참 좋았고 행복했다
고등학교 졸업 때 가던 노래방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다
이름도 똑같다
코인노래방으로 바뀐 것만 빼고
달라진 게 없다
맞벌이하는 엄마 때문에
어릴 때 나는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초4때 매일 집처럼 들리던
이비인후과 선생님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서 쉬지 않고
아픈 사람들을 돌봐주신다
나는 그 분이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동네는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는 게 참 많다
학교도 사진관도 문방구도 병원도
성당 교회도 골목도
내가 7살 때 처음 이사오던 그대로다
우리 동네에는 오일장과 전통시장이
두 개나 있고,
주위로는 산이 있고
위로 가면 서울이
아래로 가면 지방으로 향해
도시와 시골의 장단점을 다 느낄 수 있어 좋다
초 중 고 때 친구들이
여전히 이 동네 사는 친구들은
여전히 얼굴을 보고 얘기를 한다
그리고 그런 우정이
나를 지켜준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이 있다
늘 보고 또 봐도 애틋하고 고맙고 미안한
나를 참 많이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
그리고, 나의 아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동네가 좋다
나의 모든 인생을 함께 한 이 동네가.
작가들에게 고향은
작가를 작가로 만든
그런 곳일 것이다
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처럼
그때같지 않을지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