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나를 처음 본 친척언니는
내가 깡패인 줄 알았다 했다
김종서대감의 후손인 나는
풍채가 큰 호랑이같은 할아버지와
이목구비가 외국인처럼 예쁜 할머니
키 크고 잘생긴 로맨티스트 아빠
천상 여자인 엄마
큰 아빠 큰 엄마 언니 오빠들
증조할머니 11식구와 함께 7살까지 살았고
친가 외가 친척들의 사랑과 응원을
듬뿍 받으며 컸다
작은 고모와 삼촌은 매주 나와 친척언니 오빠를
돌봐주었고
독실한 천주교 집안의
외할머니는 멀리 계셔도 큰 일이 생길 때면
매번 오셔서 직접 챙기고
집안의 어른 역할을 하셨다
한글을 배우기 전까지
나는 말이 없는 아이였다
말보다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아침에 나가서 열 댓 명의 친구들과
하루종일 놀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아이였다
엄마는 그런 나를 위해
작은 소도시로 이사를 했고
그 때부터 나는 참 외로웠다
그러나 이내 좋은 친구들 덕분에
행복한 추억도 많이 쌓았다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며 말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운동을 여전히 좋아하는 건 같았다
어릴 때 나는 지기 싫어해서
운동이든 공부든 악바리처럼 했다
피아노와 악기 문학을 접하면서
활동성 있었던 내가
조용히 내적 탐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지만
어김없이 나는 움직이고 사람과 대화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람들과 오랜 인연을 맺으며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좋아하지만,
내 사명감 때문에 오랫동안 앉아 공부하고
글쓰는 것을 참고 해올 수 있었다
글은 나를 평온하고 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주었지만
정의롭지 못하거나 거짓말하는 것
나쁜 언행을 하는 사람을 보면
어김없이 화가 나거나
바르게 고쳐줘야 직성이 풀리는 것은
아무리 수양을 하고
마음을 갈고 닦아도
그 습관은 나오고 또 나와버린다
특히 내 가족 내 주변일수록
나의 단도리는 엄격하다
나는 하나 하나 다 기억해서
잘못된 것을 다 고쳐주고 싶어한다
작가일을 하면서는
인내와 참을성 포용력 사랑으로
품고 또 품었지만
수양이 부족할 때면,
어김없이 호랑이같은 성깔이 제대로 나와버린다
문명인이라 나도, 이성적이고 여성스럽고
차분한 것을 좋아하고
또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데도
때로, 성질이 불 같은 건
여전히 죽지 않고 남아있다
내 가족이라 해서 예외는 없다
오히려 더 안 봐준다
엄마는 나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자랐고
척박하게 살고 있으니까
더 도와줘야 하는 게 맞는데
자신이 자라온 환경이 그렇다 해서
내가 엄마를 지켜주고 돕는 걸 당연하다 생각하고
진정한 사랑을 할 줄 모르고
자신의 마음 치유를 하지 않고
베풀 줄 모르고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엄마를 볼 때
도와주고 도와주려다가도 화가 나버린다
자신의 인생을 지옥 속에
스스로 빠트린 사람을 함부로
도와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매번 알면서도 당하고 또 당하는 나이다
그래서 보통 성격이 아닌 나와
예수님처럼 착한 나 사이에서
나도, 내가 참... 힘들 때가 있다
나는 여전히 많이 부족한 사람이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기도를 더 많이 하며
마음을 갈고 닦아야겠다
이 불같은 성격이 차분해지고
더 착해질 수 있도록.
법대로 살고
예의범절 잘 지키고
나쁜 언행이나 거짓말하지 않고
타인을 이용하지 말고
타인을 망가뜨리지 말고
타인의 것을 빼앗지 말고
사기치지 말며
속물적이지 않고
생각이 바르고 행실이 반듯하며
물질적인 것보다
정신적 안정과 평화를 더 선호하며
살아가길.
사랑이 아니면서 사랑이라 우기지 않기
진짜 사랑이면 그만큼
참사랑 헌신 희생 책임감을 보이기
특히 내 주위사람들은
누구보다 순수하고 맑고 착했으면 하는 바람.
욕심이 지나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