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복잡한 사이
내 가족이 가장 힘이 드는 순간.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도 모르고,
자신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걸 모른 채
상대방에게 사랑을 갈구할 때...
대체 이 사랑을 언제까지 퍼줘야 할까 싶을 때
물론, 엄마에게 받은 사랑도 크다.
그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나나 엄마나 사회적 성취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과거에 엄마는 정말 존경스러운 모습이었는데,
내가 힘든 일을 겪으면서
엄마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어쩌면, 엄마도 애써 감싸고 있던 상처들이
툭툭 터져나와 이렇게 변했는지도 모른다.
아빠가 아니었다면, 정말 견디기 어려웠을 거다.
아빠 덕분에 나는 스스로 강해진다.
나도 참. 그냥 매정하게 딱 끊어버리면 될 걸.
이토록이나 인생 어렵게 산다.
본인이 아픈 걸 스스로 치유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제일 싫다.
본인이 아프고 외롭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다른 사람을 도와준답시고,
멀쩡한 사람을 아프게 만드려는 시도도 싫다.
때로는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
자신 안에 있는 질투, 열등감, 기타 등등의 마음과 만나면
제일 괴롭히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걸 포기하고 받아들이고 살면 되는데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도 참 쉽지 않은가 보다.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나는 너고, 너는 나야."
나는 말했다.
"아니. 엄마 나는 나고, 엄마는 엄마야.
우린 많이 다른 사람이야. 똑같은 사람이 아니야"
나는 안다.
엄마가 자식을 자신과 동일시화시키는 순간이
얼마나 무서운 순간인지.
그것은 엄마가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흔들린다는 증거다.
나 외에는 어느 누구도
내가 될 수 없다.
타인도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딱 한 명 뿐인 사람이고, 딱 하나 뿐인 자신만의 스토리, 역사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 점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는 타인과 자신의 경계를 잃은 채, 타인에게 시달리며 살아야 하리라.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관련 분야의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책을 찾아가고,
관련 서적을 읽고, 많은 책을 읽으며
공부해가기로...
그래. 17살 때처럼, 스스로 해탈해보자.
"나는 나, 엄마는 엄마"의 책 리뷰에 따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딸 스스로 엄마와 관계 맺는 방식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엄마를 싫어한다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엄마의 심리적 속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아무리 엄마가 변하길 바래도, 엄마는 변하지 않는다.
결국, 자신이 달라지는 수 밖에 없다.
딸에게는 엄마의 불행에 대한 책임이 없다.
엄마를 이해하려는 작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스스로 모녀 관계의 멍에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사회에서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 엄마가 되는 것이
여성에게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사회.
결혼과 출산의 행복한 이미지를 가족, 가정이라는 프레임에 넣어
엄마보다 아이가 먼저인 생활을, 모범적이고 정상적인 것으로 만든다.
즉, 타인을 위해 살도록 훈련받아온 여성이라는 뜻이다.
<나는 나, 엄마는 엄마>에는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한 여성들,
즉 엄마의 사례도 소개된다. 엄마의 불행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은 채로
딸에게 전해지고
딸은 그 정체조차 알지 못한 채 엄마의 불행을 흡수해가는 걸 볼 수 있다.
그렇게 딸은 엄마의 불행이나 정당성을 증명하는 존재가 되고,
엄마라는 정체성 밖에 갖지 못한 여성은 딸의 고통을 깨닫지 못한다.
책에는 매달리는 엄마, 과도하게 간섭하는 엄마,
무관심한 엄마, 완벽해서 부담스러운 엄마, 안쓰러운 엄마,
잔혹한 엄마, 모순투성이 잔소리꾼 엄마와 관계 유지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강하고 모범적이었던 엄마가,
점점 나이 들수록 나에게 기대고, 아기같아진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엄마는 나이가 들어도, 엄마였으면 하는 내 작은 소망을 포기하면서
엄마에게 또 엄마역할을 해야 하나 보다 나는...
그래서 나는 안아줄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엄마, 내가 알아서 할게. 세상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37가지 행동 습관>
책을 주문했다.
"엄마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리고 사회, 심리적 차원에서 모녀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다는 것은,
여성을 억압하는 프레임, 죄책감과 불필요한 괴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
-나는 나, 엄마는 엄마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