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 작가

드라마작가

by 러블리김작가


갯마을 차차차를 보았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드라마다.

내가 드라마를 쓰고 싶어하는 이유를 알았다.


작가 나이 마흔 정도 되면,

나이테만큼, 가슴 속에 여러 가지 이야기가 쌓인다.

나는... 이제 온갖 이야기를 다 쓸 수 있다.

내 가슴 속에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보따리가

아름다운 이야기부터 다양한 이야기까지 한 가득 있다.

나에게는 아픔이고 고통이고, 오지 않았으면 하는 슬픔이었지만

만 명의 작가는 만 명의 아픔을 가진다는 말은 진리다.


내가 직접 겪은 일, 내가 체험한 일로

초등학교 때부터 수많은 글짓기대회에서 수상을 해온 나는...

방송작가가 되고나서부터는

내 이야기보다는,

타인의 삶을 취재하고, 그들의 삶을 방송으로 만드는

그런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

작가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바라보고

작가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덧씌워지는 촬영과 원고 작업


나처럼 방송작가를 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자신의 이야기만은

자신이 상처를 딛고, 작가가 되기까지의

그 수많은 일들은

잘 꺼내지 않으려 한다.


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은 소설가가 될 것이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며 아름답게 꾸미는 사람들은 동화작가가 될 것이고

소재, 스타성, 이야기꺼리를 잘 버무리는 사람들은 드라마작가가 될 것이고...


나의 사수 선배님이셨던, 이용규작가님은

"네 목소리를 내라. 네가 이긴다"라며

속으로 꾹꾹 참고 안에 담아놓는 나에게

나의 이야기를 꺼내길 바라셨다.


또 나를 아는 작가들은

나더러 네 이야기를 쓰라고 많이들 권유하지만,


작가들이 가장 꺼려하는 게 사실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것은 너무 아픈 상처였기에...

이미 극복하고 치유하고

죽음에서 생으로 건너온 삶이었기에...

그러한 수많은 가슴 속 이야기들을 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방송작가는 타인의 이야기 속에

내가 꿈꾸는 바람, 내가 꿈꾸는 신념을 이야기할 수 있고

(내가 쓴 한 회 원고를 660만 명의 시청자가 들어왔다)

드라마 작가는 더 깊이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러한 대사를 쓸 수 있으니...


오늘, 나는 다시 방송으로 돌아가

내 삶을 글에 또 바치는 게 두려웠는데, 싫었는데

책 출간을 하면, 내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면서 글을 쓸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드라마작가를 접고, 책 출간을 준비해볼까 하다가

갯마을 차차차를 보면서

참 따뜻한 드라마다. 참 마음 따뜻한 작가다 란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 작가란 참 매력있는 직업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는 사람은 피폐해지지만...

겨우 찾은 내 빛을... 이번에는 방송에 빼앗기지 말고,

잃지 말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 빛을 나눠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다시 애써봐야겠다.


나의 오랜 방황이 이제야 끝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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