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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e lee Jun 02. 2021

칸이 보여준 세상

2부


우리에겐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용기를 심어 주셨던 주변 어른, 귀한 시간 내어 피드백해주셨던 교수님과 많은 광고 업계 선배가 있었기에 봄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 각지의 학생들이 이미 제작해 둔 아이디어 영상들은 우리에게 그 어떤 것보다 훌륭한 레퍼런스이자 자극이 되었다. 우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하며 이 아이디어가 세상에 나오게 된 과정을 끊임없이 거슬러 올라갔다.  


도움을 받으면서 일단 좋은 게 뭔지 알아야 좋은 걸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광고 사례 정리하면서 ‘이런 방식으로도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구나’ 많이 알게 됐지. 예를 들면, 타 플랫폼의 이벤트를 이용한다든지, 브랜드 외부 요인을 제거한다든지. 아이디어의 어휘력을 많이 기를 수 있었어. 다양한 방면에서 아이디어 낼 수 있었지. 


맞아. 광고 사례를 같이 기록하면서 서로가 써둔 것도 확인하게 됐어. 그래서 그 이후에 회의할 때 알고 있는 사례들이 겹쳤지. 우리가 회의를 하면서도, 다른 광고 들을 보면서도 ‘아이디어의 결’에 대한 이야기 많이 했었잖아. 이거 이 아이디어랑 결이 비슷하다!  


이거 약간 뭐 재질인데(웃음) 그리고 네가 잊었던 거 내가 알려주고 내가 잊었던 거 내가 알려주고.


그리고 예전에는 우리가 아이디어를 스스로 평가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 교수님이나 주변 어른들께 보여드렸을 때 좋다고 말씀해주셔야 그 아이디어에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


맞아. 그 당시 일기에도 교수님이 좋다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 얻었다는 말이 써져 있더라고. 교수님이나 외부 사람의 인정이 우리한테도 괜찮은 아이디어의 기준이었어.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예시를 공유하면서 그런 아이디어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 그래서 우리가 내고자 하는 아이디어도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던 것 같아.


아무래도 이후에는 국제광고제 수상작을 많이 접해서 보는 눈이 생겼고. 그리고 똑같은 사례를 함께 봤으니까 서로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가 비슷해진 걸 거야.  


응. 돌이켜보면 우리가 좋아했던 아이디어들은 수박 겉핥기 식이 아니었어. 우리가 아이디어를 낼 때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될 것 같거나 조금이라도 찝찝한 게 남아있으면 끝까지 끌고 가지 않았어. 그래서 음주운전, 환경문제 같은 주제가 너무 어려웠어.


네가 저번에 말한 것처럼 우리가 시작을 칸으로 시작해서 그게 기준이 된 건 확실히 맞는 거 같아. 아이디어도 자잘한 거 말고, 세상에 질문을 던져줄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먼저 접해서. 그래서 우리 아이디어도 그런 식으로 많이 흘러간 것 같아.



기억에 남는 레퍼런스


Apple <Hush>

위급 상황에서 인공지능 시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한 스마트한 아이디어이다.


Google <My line>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화만으로 AI 비서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술 자체가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혁신이 되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영역을 광고인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캠페인이다.


Persil OMO <Dirt is good>

세정력을 강조하는 대신 퍼실은 아이가 놀면서 옷을 더럽히는 건 당연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Mailchimp <Did you mean mailchimp>

광고를 하려면 작은 것을 다르게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메일 침프는 검색어 오타가 났을 때 나오는 ‘Did you mean : OO’을 광고 소재로 삼았다.


The New York Times <The truth is worth it>

‘무엇을 이야기할까’가 정해지면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까’의 고민이 시작된다. 실제로 발행된 뉴스를 소재로 한 것은 물론 표현 방식 덕분에 진실성과 몰입감이 느껴지는 광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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