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이른 올 해의 마무리
세상의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아이는,
벽 앞에 당당히 맞선다.
두껍고 높은 벽과 마주하지만,
넘어지고 다쳐도 다시 일어선다.
'너무 많이 달렸나'
숨이 가빠 올 때 즈음,
눈앞에 마주한 현실은 높았고,
한없이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상처투성이, 망가진 다리.
용기 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주인공이 아니다.
이내 주저앉아버린다.
깊은 생각에 잠긴다.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걸까'
현실의 벽은 단 한순간도 높지 않았던 적이 없다.
이미 부숴도 보고, 넘어도 봤다.
방법은 알고 있다.
다만, 지친 것뿐이다.
잠시 쉬어가면 된다.
아직 빛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은 남을 비춰주는 조연일지라도,
곧 저 자리에서 주인공으로 더욱 밝게 빛날 거다.
그래, 그러면 된다.
언제나 감당 가능한 시련만 찾아올 순 없는 법이지만,
모든 시련에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주어지기를.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린다.
이 순간마저도, 나는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