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없는 세상

by 낮음

채연의 삶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그래서 우는 거야. 그래서 저렇게 모질게 구는 거야.

그래서 나는 채연을 이해한다. 그 눈물과 우울과 분노를.

방에서 채연이 혼자 울 때면 문을 살짝 열어 둔다.

울음이 그칠 때 조심히 들여다보라고. 잠들면 스탠드 조명을 꺼 주려고.

소리를 질러대도 참을 수 있다. 또 골목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 들켜도 용서할 수 있다.


채연이 모르는 건, 나는 알고 있는 것. 그녀 안에 아직 웃음이 남았다는 것.

여전히 그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는 것. 그건 확실히 안다.

분명 채연은 세상모르고 달린다면 웃을 거야.

원래 아이들은 달릴 때 저도 모르게 웃는다.


바다에 발을 담그면 채연은 분명 노래를 부를 거야.

음악 없는 세상이지만 내 방에는 기타를 숨겨 두었다.

채연의 어린아이에게 선물하려고.


나는 그래서 채연 몰래 기타를 연습한다.

돌아가는 길에는 달려서 간다.


집 앞 골목에는 여전히 그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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