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잔에 물이 가득하면 두렵다
아무도 그 물을 마시지 않으면 어떡하지?
쓸데없는 걱정이 두렵다.
멍게, 해삼 좋은 안주에
술이 익어가는 시간들,
서로를 달래주는 술잔이 두렵다.
쓸데없는 소리로 마음을 아프게 하는
소음이 두렵다.
가볍게 술을 마시고,
물이 비어 있는 그 순간에
위로를 느끼는 내가 두렵다.
저마다 고민과 위로를 토해내지만,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서로에게 상처 주고
결국 의미 없는 웃음으로 그냥 헤어진다.
자신만의 펜으로 낙서를 하고
두서없이 휘갈긴다.
나에게 어떤 대답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아무런 코멘트도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반복되는 질문이 두렵다
답하기 싫은 내가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