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저는 이렇게 합니다

독서모임 대화록 <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by 김영원

독서모임에서 처음으로 희곡을 읽었습니다.

총 85분 중에 초반 35분 분량의 대화록을 정리하여 공유해 봅니다.



소감부터 시작.


A

딱 이상심리학과 상담심리학을 배우고 있을 때 이런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족의 일대를 보고 있는 게 정말 흥미로웠어.

강박 장애와 우울장애와 심지어 중독 장애까지 보이고 있는 이 사람들을 보면서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서 그렇게 접근해서 읽은 것 같아.

우리가 희곡은 처음 읽는 거였는데 이번 기회에 희곡이라는 것을 이렇게 제대로 접하게 돼서 또 의미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 그리고 일단은 술술 읽혔어

내 안에 있는 분열적인 자아가 이입을 해서 읽어서 좀 더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뭔가 첫 시작은 로맨틱한 느낌이었지만 결국 그렇지 않은 소설이었다는 점이 굉장한 반전으로 다가왔고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B

우리 2주 전에 A가 그때 첫 이 책 첫 문장을 읽어주지 않았어 맞아 맞아 그래서 생각보다 되게 낭만적인 책이겠거니 하고 읽었는데 전혀 그런 책이 아니었고.

감정 곡선에 변화가 너무너무 심해 가지고 그거에 따라 나도 너무너무 막 쿵쿵쿵하고 내가 어디에 맞춰야 되는 거지 싶기도 했고.

고전 그리고 문체도 되게 고전적이어가지고 그래서 그동안 내가 많이 읽었던 책들은 주로 현대적인 소설들이었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됐었어 고전들도 더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나는 희곡을 진짜 고등학교 때 중학교 때 입시 준비하면서 잠깐잠깐 본 이후로는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그래서 희곡이라는 장르 자체도 조금 새로워서 그 부분도 뭔가 우리들이 모임 하지 않았으면 안 읽었을 것 같은데 새로운 도전이라 좋았어.


김영원

맞아 나도 이걸 보고 희곡에 꽂혔어. 소설보다 훨씬 술술 읽히고 맞아 되게 집약적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서 우리는 또 필기시험을 봐야 하잖아 그런 걸 상상했을 때 되게 고전 소설보다도 희곡이 되게 효율적이다. 내 안에 분열하는 성격, 묻어뒀던 경험들을 되살아나게 하는 그런 미친 대화들을 보면서 뭔가 저게 인간의 본질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미디어에 사이 나쁜 가족이 나오긴 하는데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줬다가 또 걱정을 사랑을 하는 가족은. 이런 건 처음 본 것 같았어. 그래서 진짜 되게 가족 이야기를 잘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족극에 대한 매력에 또 눈이 띄었고.

인물들끼리 싸우는 이유가 다 있잖아. 내가 아닌 동생한테 나쁜 짓을 해서 이런 식으로 그 안에서도 얽혀 있는 갈등의 원인과 미움들이 되게 촘촘해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와 되게 논리적이다. 근데 작가 실화였잖아. 정말 해결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이 상황이 너무 서글프게 느껴졌어.




김영원 질문 1.

가장 공감되는 또는 마음이 가는 인물 그리고 가장 최악인 인물과 그 이유들을 알려주세요.


A.

나는 우선 가장 공감되는 인물은 에드먼드. 아픈 환자이기도 하지만 엄마는 모르핀 중독 아빠는 아빠랑 형은 알코올 중독 자기는 폐결핵 이런 가족 구성에서 가장 아래에 놓여 있고. 그렇기 때문에 모든 가족 구성원의 아픔 고통의 책임 전가를 많이 당하는 거 같았어. 지금 서로가 서로한테 상처 주는 구조이긴 하지만 뭔가 애드몬드는 자꾸 자기가 태어난 그 시초부터 죄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내가 너를 낳지 않았다면이라는 말 엄마한테 듣는다거나, 네가 아프지 않았다면이라는 말을 아빠한테 듣는다거나 또 아빠가 돈 아끼려고 자기 병원을 싼 데로 보낸다는 것도 알고 있고 또 형은 또 형대로 자기를 살아가는 내내 증오하는 걸 본인이 느끼고 있다는 게. 심지어 이제 정신뿐만 아니라 몸도 성하지가 못하네 하니까 정말 삶이 너무 비극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많이 갔고.


최악인 인물은 아빠. 왜냐하면 술에 찌들어 살고 회피성도 심하고 그리고 어쨌든 간에 사랑이라고 부인에게 얘기하지만 부인이 어땠는지 전혀 관심 없이 끌고 다닌 건 맞잖아 연극할 때. 그 이후에도 자식들한테 무책임한 모습 그리고 돈 돈 돈 하는데 결국 그 자신이 가진 돈을 멀쩡하게 투자하는 데 쓰지도 못하고 막 그런 무능력한 모습에 정말 최악이라고 느꼈고.



B

나는 뭔가 마음이 가는 인물은 딱 한 명을 뽑을 수 없고 제임스랑 에드먼드. 되게 불안정한 삶 밑에서 계속 그렇게 자라온 게 되게 티가 많이 나고 그래서 그들 역시 되게 방황하고 형은 술에 찌들어 있고 동생은 몸과 마음이 둘 다 안 좋고 이런 거에도 뭔가 연민이 많이 갔었었던 인물들이었던 것 같고.


그리고 반대로 그에 대한 책임은 부모님 특히 아빠한테 있다고 생각해서 테론이랑 메리. 마약에 중독되어 있고 너를 낳지 말았어야 했는 데부터 시작해서 과거에 사로잡혀 있고 이런 모습들이 자식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가지고 뭔가 최악이라고 생각을 했어. 한 명을 꼽자면 가족에 무책임했던 테론.



김영원

난 가장 공감된 건 제임스. 엔딩쯤에 동생한테 쏟아붓잖아. 근데 그게 되게 나는 뭔가 인간이라면 다 가지고 있을 법한 마음이라고 생각했거든 모르겠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내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걸 수도 있는데. 나는 세상 사람들 다 그런 마음이 있는데 숨기고 사는 거라고 생각해서. 아무튼 제임스는 그 본심을 가장 숨겨야 할 것 같은 동생한테 말을 하잖아. 그 이유는 동생한테 나를 피하라고 조언을 해주기 위함이잖아. 너무 입체적인 사랑과 증오를 하는 거야 그래서 되게 마음이 갔어.

그리고 그 대사들이 사실 가스라이팅이잖아 사실 너는 내 인형이니 작품이니 뭐니 그랬는데 그 말들이 나는 어떻게 보면 되게 본질을 꿰뚫는 말들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좋았고.


최악의 인물은 메리. 나 약간 회피형 인간 싫어해서 메리가 여기서 대답만 제대로 하면 뭔가 실마리가 풀릴 법도 한데 절대 절대 직면하지 않는 거야 그래서 싫었어. 연극 다니면서 상처를 받았고 타의에 의해 마약 중독이 됐을 수도 있어 근데 그 이후로 이제 자식들이 커가고 갈수록 집안이 엉망이 되면 부모로서 고치려고 노력을 해야 되잖아 근데 나는 나름 아빠는 말을 걸고 물어보고 한다고 생각했거든. 그리고 아들들도 엄마가 마약 한다는 걸 알잖아. 엄마가 뭔가 좀 더 드러내주고 말해주길 기대했다 실망하고 하는 걸 보면 대화로 어떻게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절대로 자기가 마약 하는 걸 말하지 않아. 티는 다 나는데. 절망만 줘서 가족을 지금 망치고 있는 건 메리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 점에서 나는 아빠 테론이 다시 보였는데. 내가 그 상황에서 테론이라면 메리한테 너 사실 마약을 하잖아 나는 다 알고 있고 너 지금 완전 티 나고 이걸 치료하기 위해서 너는 병원에 가야 하고 몰아세울 거 같거든. 근데 엄마한테 말할 기회를 주고, 그때마다 회피하는 메리를 보면서 가만히 둬. 메리가 숨기고 싶으니까 그거를 숨기게 해주는 느낌. 헤집어놓지 않고. 그래서 그게 되게 저 사람의 사랑인지 배려인지 되게 인상적이었어 나는 저런 사랑을 어려워하는 성격이라.

그리고 형이 동생한테 엄청 몰아세운 그 장면 이후에 테론이 동생한테 이렇게 말하거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마라 네 형은 원래 술만 취하면 제 나쁜 점을 과장하기를 좋아하니까”


근데 이게 너무 나에게는 되게 감동적인 대사였어. 맨날 제임스는 쓰레기 같은 놈이지 욕하면서도 자기 나쁜 점을 과장한다고 평가하는 건 사실 속마음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애라는 걸 알아주는 거잖아 그리고 그걸 동생한테 조언해주는 거고.


나는 이 형의 와다다 같은 말을 엄마 아빠한테 되게 많이 했거든 근데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말을 못되게 세게 몰아세우면서 할까 엄마랑 아빠는 너무 착한 사람인데 나는 저 착한 사람들을 상대로 왜 가장 상처받을 말을 찾아내서 헤집어버리고 악독하고 지독하게 굴까. 나는 그게 항상 내 자기혐오의 이유 중 하나였거든. 근데 테론의 저 대사는. 이렇게 나쁘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사실 일부러 더 나빠 보이려고 그런 말을 하는 거다. 그걸 알아주는 느낌이라 인상 깊었어. 우리 엄마랑 엄마랑 아빠도 그런 생각을 했을까? 내가 모나게 말을 할 때마다 쟤가 또 일부러 나쁘게 말을 하네 진심은 안 그러면서 왜 저럴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마 아빠의 마음을 뭔가 처음으로 알게 된 것 같았어. 납작한 캐릭터에서 나올 수 없는 이런 대사가 좋아서 아빠가 의외로 괜찮은 인물로 보였어.


ㄴ 이런 멋진 부분도 있다가 또 이상한 부분도 있다가 사람을 너무 혼란스럽게 해


맞아 그러니까 정말 입체적인 사람인 거야 그래서 너무 입체적이라서 깜짝 놀랐어


ㄴ마냥 욕할 수도 없고 또 마냥 미워할 수도 있고 또 마냥 약간 애잔할 수도 없고 그니까 기분 이상해


그러니까 원래 우리가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보통 경제적으로 인물을 써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납작하게 표현하잖아 나쁜 놈은 끝까지 나쁜 놈이고 근데 나쁜 놈인데 상처를 주는데 또 나를 사랑해 말하다가 또 멈추고 내 걱정을 해. 그런 것들이 너무 미쳐버리겠는 거야 보면서 나한테도 보이는데 쟤네한테 안 보이겠어 너무 불쌍한 거야 그 가족 안에서 자라났을 모두가.


ㄴ그게 약간 가족이라는 프레임이라서 오히려 더 약간 납득이 가는 거일지도 몰라. 연인들 간의 이야기인데 갑자기 싸웠다가 화해했다가 이런 것보다는 가족끼리는 솔직히 피로 이루어진 가족이고 그러니까 뭔가 떼어내려야 떼어낼 수 없으니까 이런 서사들이 뭔가 납득이 가는.


ㄴ가족에 대한 혐오가 자기혐오라고도 하잖아




김영원 질문 2.

명대사 뽑아보기.



A

메리가 이런 말을 하거든 모두들 내게서 너무 빨리 떠나가려고 해요 하면서 막 애원하듯이 막 손을 뻗고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그 후에 타이론이 바로 씁쓸하고 슬픈 어조로 우리 뒤에 떠나는 건 당신이잖소 여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 장면이 뭔가 장면이 그려져서 더 와닿는 구절이랄까


그리고 안개에 대한 대사들도 난 좋았어 그러니까 안개라는 설정 자체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고 그게 또 어떤 장치로 이 극에 작용을 하겠구나라는 건 예상을 하잖아. 극 중 인물들의 대사를 빌려서 각각 안개를 어떻게 인지하고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보여주니까 좀 더 와닿았던 것 같아 막연하게 안개는 이런 거겠지가 아니라 각 인물들한테 이런 요소로 쓰이고 있구나를 독자가 느끼게끔 한다는 게 정말 잘 쓴다. 잘 썼다는 생각이


ㄴ 너는 안개가 뭘 상징한다고 생각해?


딱 이거다라고 못하겠고 뭔가 그냥 가족의 결속을 흐트러뜨리는 분위기 같은 거. 안개 너머에 형체가 있는 거 알아. 저기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건 알지만 닿을 수 없고 확신할 수 없는 뭔가 그런 분위기 형성이랄까.


ㄴ나는 뭔가 가족과 바깥세상 사이를 되게 유리시키는 장치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다른 사람이 개입할 여지나 공간이 전혀 없고 그 안에서 밀실 살인사건처럼 자기들끼리 그냥 곪아가는 그런 장소로 두고 집과 집이 아닌 공간을 구분하는 장치로 느껴졌어. “안개는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가려주고 세상을 우리로부터 가려주지”라는 대사 때문에. 근데 이 대사가 사실 뭘 의미하는 건지 잘 모르겠었어.


그럴 수 있지 왜냐하면 에드몬드 같은 경우에는 나는 안갯속에 살고 싶었어요라는 이야기를 하고 메리는 안개는 왜 모든 걸 슬프고 외롭게 만들어 버리는 걸까라는 대사를 하니까 네 해석이 맞지 않을까?


ㄴ나는 안개가 되게 막막함 그래서 이 가족의 미래라고 생각을 했거든 약간 맞아 직관적으로 근데 오히려 그게 울타리라고 볼 수도 있겠고


ㄴ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거 같아. 헤어질 결심에도 안개 도시 이포가 나오잖아. 정훈희의 안개 OST도 쓰고. 그래서 안개라는 게 되게 인상적인 장치로 쓰일 수가 있구나.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나를 없애버려야 해 네 인생에서 나를 지워 죽은 사람으로 치부해” 이 제이미가 에이몬드 했던 대사. 마지막에 또 재밌어요. “됐어 기분 좋은데 고해성사 끝” 이러면서 끝나 그래서 뭔가 종잡을 수 없다. 이런 생각도 하고.


그리고 “인생이 우스워요. 정말 황당하군요.” 이거 좀 약간 어 기분이 이상했어. 에드몬드가 타이런이랑 이렇게 말싸움하다가 아버지 때문이 아니에요. 그러고 갑자기 웃거든. 타이런이 너 갑자기 뭘 보고 웃는 거냐라고 하니까 에드몬드가 아버지 때문이 아니에요. 그냥 인생이 우스워서요. 정말 황당하지요. 이런 대사를 하는데 너무 비관적이고 허탈한 느낌. 배우들의 얼굴이라든지 표정 연기력 이런 것들이 그려져서 읽으면서 진짜 미친 거 아니야…(감탄) 이게 시대도 다르고 심지어 국적도 다르고 글로만 접했는데도 이게 그려지고 보인다는 건 작가의 역량이 엄청나구나를 느꼈어.



B

나는 주로 뭔가 명대사라고 할 때는 메리가 얘기한 게 되게 많았는데 사람이 되게 염세적이고 비관적이어서 그런지 독백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좀 마음에 푹푹 찌르는 대사가 있었어요. 과거는 바로 현재예요. 미래이기도 하고 우리는 그게 아니라고 하면서 애써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인생은 그걸 용납하지 않죠. 이런 거 뭔가 진짜 메리의 인생사를 딱 그냥 드러내는 것 같아서


ㄴ맞아. 그 대사 전까지는 메리가 별로 말을 안 하고 껍데기처럼 굴었는데 메리한테 과거를 잊으라고 했더니 갑자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이런 식으로 몰아세우는 게 너무 또 눈앞에 그려지는 거야 또



C

나도 메리 대사. 남편한테 같이 있고 싶다고 말해놓고 남편이 나가니까 “여긴 너무 쓸쓸해” 하다가 “또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구나. 사실은 혼자 있고 싶었으면서. 저들이 보이는 경멸과 혐오감 때문에 함께 있는 게 싫었으면서. 저들이 나가서 기쁘면서. (절망적인 웃음을 흘린다.) 성모님, 그런데 왜 이렇게 쓸쓸한 거죠?”

이게 너무 쩐다… 이건 나까지 속이는 거짓말 약간 일기장에도 거짓말 쓰는 그런 계열이잖아 정말 숨기고 싶은 인간의 그런 비밀스러운 분열하는 마음을 되게 잘 캐치해서 녹여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분열적인 메리의 마음 때문에 메리가 계속 회피를 하고 남 탓하고 이런 것들이 이해가 됐어. 그냥 캐릭터로만 나왔으면 쟤 왜 저래 쟤가 제일 문제야 했을 텐데 보면서 지독한 외로움이 너무 이해가 되는 거야. 그래서 그 대사도 좋았고.


에드먼드가 아빠를 변호하듯이 “아버지도 좋은 분이야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보면”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어떻게 이런 대사를 하지. 에드몬드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 보이는 이 한 문장이. 얼마나 아빠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했을지. 진심으로 아빠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는 거잖아. 그럴 구석이 있다는 걸 자기가 찾았고 느꼈고 믿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빠를 그렇게 미워하면서도 또 사랑하는구나. 이런 게 느껴져서 너무 슬프고.


근데 에드먼드의 그 말에 제임스는 “아빠가 또 연기를 했나 보구나 넌 항상 아빠 연기에 넘어가지 나는 아니야 다시는 안 넘어가” 이렇게 말하는데 그것도 너무 공감되는 거야 상처 너무 많이 받았고 용서도 너무 많이 했고 너무 많이 사랑받고 싶었고 근데 항상 배신을 당했고 다시는 안 넘어간다고 말하는 인물. 에드먼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를 믿고 싶어서 계속 좋게 바라보려는 사람이라면 제이는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다시는 안 넘어가겠다고 다짐한 사람 그 차이나 대비가 너무 잘 보여 둘 다 진짜 살아있는 인물 같았어.


그 외 다른 대사는 “분별, 그거 있어서 뭐 하게요. 어차피 우린 다 미쳤는데.” 이런 것도. 알고 있구나 지들이 미친 걸. 내가 생각해도 다 알 것 같아. 대화를 할 때마다 자기가 그런 말 하고 싶겠어? 남을 상처 주는 말 내가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말? 근데 다 서로한테 한단 말이야. 참지 못하고 아주 후벼 파는 말들만 한단 말이야. 그래서 얘네도 자기들이 지금 미쳐서 서로를 악화시키고 있는 걸 아는데도 멈추지 못하는 상태구나. 진짜 엄청 압축된 작은 우주를 보는 것 같았어 너무 이 안에 에너지가 응축되어서 터질 것만 같은 난 이게 창작이었으면 그래도 슬펐을 것 같거든 근데 창작으로 나올 수가 없는 입체성이 보여. 창작에서 이렇게 하면 캐붕이 나든가 안 어울리던가 하는데 캐릭터가 분열돼도 이게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로 다 느껴지는 거야. 대사와 사건들이 진짜 이건 경험담이다…


ㄴ책 뒤에 작가의 연보가 적혀 있더라고. 그걸 쭉 보니까 도대체 이 사람은 이런 삶을 살아서 이런 글이 나오는구나 이 사람도 되게 비극적인 삶을 산 거야


맞아. 호텔에서 태어나 호텔에서 죽고. 자살 기도하고. 이걸 쓰면서 눈물과 피로 썼다고 막 그랬잖아 정말 그랬을 것 같아


그리고 아빠가 돈 때문에 이제 배우 인생의 한계까지 겪었는데 “근데 정작 그 돈으로 뭘 사고 싶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어.” 하면서 약간 회의감을 느끼는 대사가 있단 말이야. 그걸 보면 아빠가 또 불쌍하고 이해가 되는 거야. 자본과 모든 것으로부터 소외된 불쌍한 인간인 거야. 그 대사 하나로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게 인상적이었고.


형이 동생한테 악담을 퍼붓던 그 대사들. 그러면서 이제 동생이 상처받아서 술을 먹으려 하면 건강이 걱정돼서 술을 못 먹게 해. 말로는 사람을 죽이면서 몸을 챙겨 이게 뭐 하자는 거야? 진짜 자기가 무슨 마음인지 지도 모를 것 같아. “어머니 실패도 기뻐할지 몰라. “ 이것도 진짜 이런 말까지 한다고? 인간이 가진 가장 추악하고 이기적이고 숨기고 싶은 그런 마음과 말까지? 근데 또 요한복음을 비틀어서 ”자신으로부터 형제를 구하나니 이보다 큰 사랑은 없도다. “ 개멋진 대사까지 챙김. 너무 명작이다. 멋있다라고 생각했어 끝


위에 언급된 장면의 대사를 일부 가져오면 4막 207~210p.


“널 건달로 만들려고 일부러 그랬어. 내 마음의 한 부분이 그렇게 한 거야. 커다란 한 부분이.” (중략) “내 실패를 보고 배우도록 너한테 세상을 알게 해줬다는 거. 가끔은 나 자신도 그렇게 믿지만 그건 거짓이야. 내 실패들을 그럴듯하게 위장하고, 취하는 걸 낭만처럼 보이게 했지. “ (중략) 난 네가 성공하는 게 싫었어. 그러면 비교돼서 내가 더 한심하게 보일 테니까. 네가 실패하기를 바랐지. 항상 너를 질투했어. 어머니의 아기. 아버지의 귀염둥이! (점점 더 적의에 차서 동생을 노려본다) 그리고 네가 태어나서 어머니가 마약을 시작한 거야. 네 탓이 아니란 걸 알지만 그래도, 빌어먹을. 너에 대한 증오를 억누를 수가……!” (중략) “그래도 오해는 마라 꼬맹아, 너를 미워하는 마음보다는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니까.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지. 네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털어놓는 거니까.” (중략) "내가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은, 네가 멋지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거야. 하지만 조심하는 게 좋아. 내가 너를 망쳐놓으려고 기를 쓸 테니까. 어쩔 수가 없어. 난 자신을 증오해. 난 복수를 해야 해. 세상 모든 사람들한테. 특히 너한테." (중략) "나의 죽은 부분이 네 병이 낫지 않기를 바라고 있어. 어쩌면 어머니가 다시 무릎을 꿇고만 것도 기뻐하고 있을지 몰라!" (중략) "나를 제거하겠다는 결심을 굳혀. 네 인생에서 나를 몰아내." (중략) "다시 돌아오면 나를 조심해. 난 ‘하나뿐인 친구’니 어쩌니 하면서 반갑게 손을 내밀겠지만 기회만 오면 네 등을 찌를 테니까." (중략) "그래도 이 형을 잊지는 마라. 너를 위해서 경고를 해줬다는 사실도. 그것만은 인정을 해줘. 자신으로부터 형제를 구하나니 이보다 큰 사랑은 없도다.(요한복음 15장 13절을 비튼 표현)”



이후



남은 질문 6개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무리했습니다.



질문 3. 밤으로의 긴 여로가 명작인 이유 즉 작품의 강점을 꼽아본다면 무엇일까요?


질문 4. 등장인물이 다 자아분열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하는 인물들을 보며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하며 공감됐거든요 혹시 둘도 저처럼 분열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질문 5. <밤으로의 긴 여로>는 미국 가족극의 대표작인데요. 미국 가족극은 인간의 소외와 환멸을 사실주의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본 작품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와해되어 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요. 이렇게 와해되는 관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어떤 건가요? (예) 제이미와 에이먼드, 메리와 에이먼드 or 서로 주고받는 날카로운 말 등


질문 6. 극에서 보이는 가족상이나 관계들을 오늘날과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지)


질문 7. (영원이 질문받아서) 이들이 화해하거나 치유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해 봅시다!


질문 8. 형식적인 질문을 좀 해볼게요. 이 책이 희극이잖아요. 우리 독서모임하면서 처음 읽은 장르 같은데, 읽었을 때 평소와는 다른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요?





어떤 의견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즐겁게 답글 달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독서 생활 하시어요! 좋은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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