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아버지의 돼지볶음

어느덧 나도 아버지의 뒷모습이 됐다

by 생존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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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요리실력을 발휘한다.
이른아침 냉장고를 뒤진다. 그속에는 오랜시간 잠들어 있던 식자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게를 폐업하고 집에 가져온 친구들.
물만두, 찐빵, 떡볶이, 튀김. 오늘의 한끼.
땡땡 얼어있던 녀석들에게 온기를 불어넣는다.

손을 걷어부치고 요리 스타트. 아이들은 아빠가 해주는 음식을 좋아한다. 내가 어렸을때 아버지도 제육볶음을 가끔 만들어 줬는데 너무 맛있었다. 알고보니 미원을 듬뿍 넣었다.

외식업을 4년가량 운영했다. 이제는 웬만한 요리는 할줄안다.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연구했는데 이게 생존요리가 됐다.
한번 익힌 요리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물만두를 3분 끓이고 얼음물에 잘 씻어준다. 양념장도 정성껏 만든다. 찐빵도 찜기에서 모락모락 익어간다. 주메뉴인 떢볶이는 매꼼달콤 소스로 잘 저어준다.
잘 다궈진 후라이팬에 돈까스, 고구마, 김말이를 뛰겨낸다.

맛있는 소리가 이어진다.
새해 첫 요리. 아버지가 제육볶음을 만들어 줄때의 느낌을 이제 나도 알게 됐다. 아버지의 뒷모습이 내모습이다.
그렇게 자식은 부모를 닮아간다.

정성껏 만든 요리들을 테이블에 세팅했다.
큰놈이 놀란 눈치다. 함께 먹으니 더 맛이 좋다.

물만두는 오늘의 최고 인기메뉴. 5분 순삭.
일요일 큰돈 들이지 않고 맛있는 한끼를 해결했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자식들에게 요리를 해주면서 오늘을 기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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