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장에 큰소리친 사장님 왜?

대출 당장 갚을수가 없다

by 생존창업




“더이상 만기를 연장해 드릴 수 없습니다. 당장 대출금을 갚으세요”
“이대로라면 회사는 부도 처리됩니다. 파산 할 수밖에 없어요”
“음...”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이 며칠전 공연 전시업을 운영하는 지인의 사무실을 찾아왔다.

8000만원 가량 되는 사업자 대출의 조기 상환을 독촉하는 불시 방문이다. 불과 재작년만 하더라도 해당 은행은 친절한 미소로 대출 영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기업 문턱을 닳도록 찾아다니며 대출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했다. 하지만 실적 올리기에 열을 올리던 은행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코로나 여파로 기업, 소상공인, 자영업 매출이 뚝 떨어지자 은행은 얼굴색을 바꿨다.

수억원도 아닌 대출 상환에 일선 지점장이 내방한 것을 보니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본격화 됐음을 엿볼 수 있다.
문제는 은행의 과도한 채권추심이 우량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절벽으로 내밀 수 있다는 점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월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총 135조24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조5918억원(1.19%)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 잔액 133조6925억원도 넘어선 수치다. 이에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 비상시국에 잘나가던 중소기업, 골목상권 사장님들은 속절없이 쓰러지고 있다.
실제 공연전시업을 운영하는 지인의 경우 지난 1년간 악몽에 시달렸다.

콘서트, 공연, 전시, 지역축제 등 주력사업의 매출이 80% 가량 줄어들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 등 신규사업을 찾아 나섰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 사업 특성상 경력있는 직원들을 내칠 수도 없어 5명 이상 고용을 유지하며 버티다 보니 재난지원금 대상에도 제외됐다.



사실상 벼랑 끝에 놓인 셈이다.

지인은 은행 대출금과 관련해서는 한번도 미루지 않고 제 날짜에 일정금액을 상환해왔다. 매출이 줄고 1등급이던 신용도 내려갔지만 신뢰를 잃으면 미래가 없다는 믿음때문에 대출 상환을 금과옥조처럼 지켜왔다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지점장 방문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그 자체였다. 갑자기 수천만원의 돈을 마련할 수도 없는데다 운영비 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소나기는 쏟아지는데 우산을 빼앗기는 상황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결국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호소에 운명을 걸었다.

“지금 전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회사는 부도처리되고 결국 은행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주신다면 성실히 원금과 이자를 성실히 갚아 가겠습니다.”

‘돈에는 감정이 없다’
자본주의 구조에서 은행권 채권 추심을 비난할 수는 없다. 재산권 행사를 위해 채무권리에 대한 리스크 헤지에 나선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갑작스런 은행들의 대출 상환압박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고 또다시 대출규제가 벌어질 수 있다.

한마디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
물론 옥석은 반드시 가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