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매출 100만원 올린 날

불면증의 특효약은?

by 생존창업


벌겋게 달아오는 참숯.
그위에 삼겹살은 노릇노릇 춤을 쳤다.

숯불은 참 따뜻했고 선홍색 불빛은 참 아름답다.
멍하니 한참을 들여다보니 잡념이 사라진다.
이런 걸 불멍이라고 한다.

잠시 후 두툼한 삼겹살은 육즙을 자르르 풍기며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고소함이 코끝을 자극하자 나도 모르게 젓가락이 자동 반응한다.

숯불향 가득한 삼겹살.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한동안 저녁을 굶겠다고 다짐했는데도 말이다.

설 연휴 동안 살이 많이 쪘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움직임은 없다 보니 몸에서 반응이 왔다. 배가 나왔다.
인풋 대비 아웃풋을 늘려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 속에 고깃집은 손님으로 가득했다. 테이블 10개가 가득 찼다. 종종 오는 곳인데 평소에는 빈자리가 많은 곳이다. 광주는 어제부터 사회적거리두기가 1.5단계로 내려갔다.

카운터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았다.
손님들은 잘 익은 고기에 소주를 곁들였다.
북적이는 가게는 활기가 감돌았다.

사장님 입가에 얇은 미소가 그려졌다.
상추와 고추, 소스가 떨어지기 전에 자동으로 채워준다.
삼겹살 1인분을 추가하고 소주 한 병 더 시킨다.

오늘 같은 날은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행복하다.
닭갈비 매장을 운영할 때 하루에 100만 원의 매출을 혼자 올린 적이 있다. 하루 종일 뛰어다녔고 의자에 앉을 여유가 없었다. 밥도 못 먹었다.

풀가동되는 두뇌의 명령에 손과 발은 자동으로 움직였다.
그때는 내가 인공지능 로봇이 된 느낌마저 들었다.
집에 와서는 골아떨어졌다.
불면증의 특효약은 강도 높은 육체노동이란 걸 알았다.

다음날 온몸에 파스 냄새가 진동했다.
그래도 뿌듯하고 행복했다.
자영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자 성취가 아닌가 싶다.

삼겹살집 사장님의 웃음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든다.
코로나 일 년. 그리고 또 일 년.
만만치 않은 현실 속에 사장님의 미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평범한 일상과 가치가 그리운 날이다.

땀 흘려 일한 돈의 맛.
노력한 만큼 결과물.
선순환 경제 출발점.

어찌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경제 구조가 깨져버렸다.
사장님들의 미소가 다소 돌아올 날을 염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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