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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개강인데, 텅 빈 대학가 원룸
이대로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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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창업
Feb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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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원룸 주인들이 좌불안석이다.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임대 계약이 급감하면서 빈방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비교적 안전지대로 알려졌던 건물주들이 이제는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아졌다.
대학상권내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면서 상가 공실이 현실화됐고 곧이어 원룸에도 후폭풍이 들이닥쳤다.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간 풍경과도 비슷하다.
코로나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대다수 대학들이 비대면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들었다.
원격수업과 온라인 강의가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이 굳이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
작년 신입생들은 학교에 몇 번 가보지도 못하고 2학년이 됐다.
선배와 동기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MT나 축제, 소개팅 등 캠퍼스의 낭만은 이미 사치가 됐다.
요즘 대학생들은 선후배 개념이 사라졌다.
비즈니스 현장처럼 상호 존칭을 쓰며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꺼려한다.
타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나 원룸에 들어갈 이유가 없어졌다. 한 달에 주거비로만 30~60만 원가량 돈이 나간다.
문제는 방을 구해놨지만 학교에 갈 일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등 지방 대학가 주변 원룸 공실률은 50%를 웃돈다. 곳곳에 빈방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입주자를 찾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변 부동산사무소도 울상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원룸 중개만으로도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다 보니 공인중개사들이 거리로 나섰다. 전단지를 뿌리며 호객행위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대학기숙사도 신입생과 외국인 학생의 유입이 크게 줄면서 3학년 입실이 가능해졌다. 예전 같으면 하늘의 별따기였는데 코로나의 새로운 풍속도다.
대학가 원룸의 공실은 대학상권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소비주체인 학생의 유입이 줄면서 악순환은 반복되는 구조다.
주변 식당이 폐업하면 일자리는 빠르게 줄어든다. 알바자리도 구하기 힘든 시대가 됐다.
특히 지방대는 더 어렵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압박은 더 커졌다. 등록금은 10년 채 동결이다. 밥값을 올리면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원리와 같다.
비대면 패러다임은 대학의 본질을 위협하고 있다.
경쟁우위에서 밀린 곳은 교육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잘 나가는 몇몇 수도권 대학들은 승승장구할 것이다.
양극화의 폐해가 우려되지만 대학이 포화상태임을 부정할 수 없다. 구도조정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수도권과 지방간 균형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일괄적인 잣대가 적용된다면 벚꽃이 피는 순서대로 대학은 사라질 것이다.
지방 소멸 가속화와 함께 지역경제도 송두리째 흔들린다.
대한민국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과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 마련을 주문해본다.
추신
지방의 한 대학가에서 4년간 두 곳의 가게를 운영했다.
"서낭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오늘은 서당개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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