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핫도그가 그리운 날에...

설탕과 토마토케첩을 듬뿍 바르다

by 생존창업

자정을 넘긴 시간.
유튜브 알고리즘에 끌려 90년 음악에 푹 빠져든다.
모두 잠든 깊은밤은 감수성의 바다로 이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즐겨듣던 김민종의 발라드에 푹 빠져든다.

그러고 보니 노래방에서 참 많이 불렀다. 순정만화에서 튀어 나올것 같은 조각미남 민종이형은 시간이 흘러도 참 멋지다.
20년만에 다시 듣는 그의 노래속에는 그때의 추억과 갬성이 한가득 베어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노래방에서 동전 500원과 처음으로 바꾼 노래도 '너만을 느끼며'다.
당시 세상에서 가장 친구라던 녀석들은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 우정보다 중요한 게 먹고사는 문제다.
까까머리 친구들은 지금 모두 중년의 아저씨가 되었을게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학창시절.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나이를 먹으면 옛 추억을 저금통에서 꺼내 듯 살아간다는데 그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다.

며칠전부터 핫도그가 땡긴다.
핫도그는 어린시절 시각과 후각, 촉각을 정신없이 자극한 음식이다.

읍내 사거리 핫도그집을 지날때마다 바삭바삭 튀긴 핫도그에 군침을 쏟았다. 한개에 50원하는 핫도그. 용돈이 없던 시절이라 공병을 주워 핫도그를 사먹곤 했다.

한번은 외할머니께서 핫도그 사먹으라며 300원을 쥐어주셨는데 이걸 잃어버렸다. 한참을 찾았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부푼 내마음은 산산히 깨졌고, 아쉬움의 파편은 눈물로 이어졌다.

핫도그 익어가는 소리는 늘 정겹다.
기름통에서 바스락 바스락 튀겨지는 냄새는 고소하다.
잘익은 녀석을 토마토케첩통에 한번 담는다. 한입 베어물면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다.

살면서 핫도그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임을 어린시절 깨달았다.
핫도그와 케첩을 발견한 사람은 천재다. 대단한 콤비.

옛생각에 우리동네 핫도그집을 찾았다. 아이들이 생각나 잔뜩 주문했다. 핫도그가 익어가는 15분동안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버렸다.

사장님은 혼자 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직원없이 혼자 일하는 모습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1개에 천원하는 핫도그. 소비자는 싸고 맛있게 먹을수 있어 좋지만 판매자는 엄청난 정성과 공을 들여야 한다.

수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이 팔아야한다.
박리다매를 해야 하는데 혼자 하기에는 무리다. 그럼에도 혼자 일할수 밖에 없는 자영업 현실에는 고단함이 묻어있다.

달콤한 설탕으로 범벅이 된 핫도그에는 사장님의 땀과 눈물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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