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화인의 쓸쓸한 죽음

결국 돈 때문에 극단적 선택

by 생존창업

영화제작사 대표 A가 어제 아침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와 사회적거리두기로 극장과 영화산업이 초토화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됐다.
결국은 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함께 일하는 형이 영화감독 B에게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는 이야기 속에는 슬픈 사연이 숨어 있었다.

공연, 전시회사를 운영하는 형은 A대표와 수년 전 상업영화 두 편을 공동 제작했다. 유명 배우가 출연한 영화들은 전국 극장에 동시 상영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영화들이다.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개봉 당시 주연 배우의 스캔들이 터지며 생각지 못한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결국 A대표는 수십억의 손실을 떠 앉게 됐다.
재기를 위해 후속 영화를 기획, 추진하는데 총알이 바닥났다.
여기저기 자금을 융통해 보지만 쉽지 않다. 남의돈을 빌린다는데 참 힘든 일이다.

"어려운 부탁입니다만 1천만 원만 빌려 주십시오"
얼마 전 그가 보낸 문자메시지다. 절박함과 초조함이 그대로 남아있다.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데 마지막 단계인 배급 과정에서 돈줄이 막혔다.

하지만 빌려줄 돈이 없다. 공연 전시업도 된서리를 맞으면서 누가 누굴 도울 형편이 안된다. 오랫동안 진행하던 가수들의 콘서트도 모두 취소됐다. 일 년 이상 매출 제로 상황에서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정을 말하고 미안함을 표현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부채의식이 비슷한 게 자리 잡았다. 휴대폰에 남겨진 문자 속에는 절망한 그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그 후로 일 년.
A대표의 부고 뉴스에 형은 눈물을 쏟았다.
눈에서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마음에서 울고 있었다.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강한 충격과 심리적 트라우마로 남는다.

아프고 슬픈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경제가 바닥을 치면서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늘이 넘쳐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비 오는 주말 아침.
아파트 화단에 분홍빛 진달래가 꽃망울을 떠트렸다.
그렇게 봄은 또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희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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