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사람의 번아웃 Part 2

by sy

자신의 예민성을 좋아해야 하고 단점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SBS Biz 지식 채널의 정신건강학과 전홍진 교수님의 영상을 보았다.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예민한 사람의 정의:

외부 자극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고 자극적인 환경에 쉽게 압도당하는 민감한 신경 시스템을 가진 사람

(2006년 일레인 아론 박사의 정의)


예민하고 쉽게 지치는 사람들의 네 가지 특징:

1.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2. 과도하게 다른 사람 눈치를 본다.

3. 걱정이 많다.

4. 대인관계를 힘들어 한다. (혼자 있을 때는 자극이 적다.)


예민한 사람들의 구조적 요인:

사람과 대화로 소통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대물림 되는 경우가 많다.


위 정의에서도 말했듯이, 예민함은 뇌의 신경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예민한 기질이 잘못되고 나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예민성을 좋아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나일 때 행복한 거지, 내가 다른 사람이 되고자 애쓴다면 불행하지 않을까.


같은 상황도 몇백 %의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둘째는 나를 쏙 빼닮았다.

둘째의 육아는 그래서 언제나 힘들다.

예민한 양육자와 예민한 자녀가 만났다. 최악의 조합이 아닌가.

그래서 어떨 때는 아이들이 셋 넷 있는 집이 부럽기도 했다.

한 명 한 명 덜 신경써도 될 것 같이 느껴졌다.


예민함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내가 모르는 것을 캐치해서 알려 준다.

정보나 자극을 제공했을 때 학습 속도가 빠르다.

특히나 자기가 꽂히면 그 몰입도가 장난이 아니다.

근데 쉽게 지친다는 단점이 있다.

대인관계 역시 쉽지 않다.

첫째 때는 받아보지 못한 내용으로 전화가 유치원에서 자주 온다.


둘째 아이를 보니 내가 보인다.

나와 닮았다.


전홍진 교수님은 대인관계의 예민성과 내 에너지를 관리하면 예민한 사람도 삶을 힘들지 않게 살 수 있다고 한다.


프리랜서 생활과 육아를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노력이랑도 비슷하다.

프리랜서 생활이 쉽지 않다.

일정하지 않은 스케줄과 수입은 예민한 사람에겐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예민한 사람은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계획을 더 잘 세울 수도 있다.

프리랜서 10년차가 되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굉장히 고급 스킬을 갖게 되었다.

자꾸 끼어드는 다른 일들도 이제는 그렇게 예민하지 않게 내 삶에 안배하여, 게임에서 stage 마다 미션 클리어하듯 해내고 있다.

이전에는 돈 버는 일과 육아하는 일에 전념하기 위해 가급적 대인관계를 줄이고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난 후로부터는 에너지를 많이 뺏기지 않는 선에서 대인관계도 원만하게 유지해 나가는 방법을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그럴 때는 위에서 말했듯이 뿌듯하기까지 하다.


예민성 조절에 건강한 수면 습관과 음식도 중요하다.

아직은 젊어서(?) 그런 건지, 타고난 체력이 나쁘지 않은 건지, 아직까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잘 모르겠다. 좋은 환경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어서 그런 건가.


교수님 말씀에서 재밌는 부분이 또 있었다.

안전 기지 (Secure Base)의 중요성이다.

나의 예민함을 가라앉혀 주는 진정제 같은 사람이 필요하고, 이러한 사람의 존재는 나라는 사람의 능력과 역량 발휘에 큰 시너지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그 역할을 배우자가 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남편은 예민한 나를 완충해 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

아마 그래서 무척 힘들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사고방식과 해학적인 마무리로 나의 걱정을 잠재워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육아가 너무 힘들고 공동체의 오지랖도, 공동체에서 통용되는 미덕들이 숨막히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래서 도피하고 싶어 해외이민을 많이 검색했다.

유튜브 알고리즘과 AI가 참 무서운게, 내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만 계속 클릭하게 만들어 나의 영혼을 이녀석이 갉아먹고 있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다행히 여러 시각의 영상들이 홍수같이 많아 해외 생활의 환상과 현실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소비자를 도와주고(?)' 있었다.

이민을 간 사람들도 참으로 다양한 사연이 있었고 다양한 배경이 있었으며 다양한 저마다의 사정이 있었다.

인생은 끝까지 가보지 않았기에 무엇이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어려운데, 그 중에는 참 주옥같이 내 마음을 건드리는 멋진 생각들도 많았다.


예민성에 대한 주제를 글로 풀어보고 있자니 내가 봤던 어느 동영상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그분은 크리스찬이었는데,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인생 스토리를 풀어내고 있었다. (그것도 참 능력이다.)


"부모가 불안해하지 않으면 아이는 결핍으로 느끼지 않는다"


정말 너무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어디서 무엇을 가지고 살아도 다 똑같다.

한국에서 살아도 미국에서 살아도 뉴질랜드에서 살아도 캐나다에서 살아도 똑같지 않을까.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 나라, 평화롭기만 할 것 같은 뉴질랜드에도 강남이 있고 대치가 있다.)


이 세상에 어느 정도로든 예민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힘들고 예민한 상황 자체에 너무 몰입하지 말고, 파도를 타는 서퍼의 기분으로 그 상황을 매 순간 마주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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