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것을 마주해서 정면돌파하는 힘

한강 작가님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며

by sy

우리나라의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여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앞선 2016년에 멘 부커상을 수상하고 KBS에서 가수 김창완과 함께 작가가 대담하는 특집 영상이 제작되었었는데, 재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제목이 플러스 책이었나 뭐 그런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채식주의자> 소설의 앞부분을 한강 작가와 김창완 씨가 번갈아 가며 소리 내어 읽으면서 대화가 진행되었다, 작가님의 목소리는 힘이 있는듯 없는듯 가냘프면서도 깊은 울림이 있었고, 상대방을 무장해제 시키는 특유의 미소와 여유로움이 인상적이었다. 김창완씨 역시 대중문화 예술가로서 나름의 개성으로 인터뷰하는 모습이 찰떡이었다.


김창완 씨가 소설의 시작이 히치콕의 영화 같다고 하기도 했고, 거북스러운 묘사들이 나올 때면 이 소설을 쓸 당시에는 사람이 왜 이렇게 날이 서 있었냐고(?) - 정확히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왜 이렇게 어두운 묘사를 많이 사용했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더니 작가가 이렇게 대답했다.


작가가 <채식주의자>를 쓴 것이 11년도 전인데(노벨상 수상하기 전이니 이 이야기도 몇 년 전의 얘기), 그때의 작가는 폭력이나 그와 비슷한 주제에 대한 것을 TV든 이야기든 접할 때면 구토를 할 정도로 거부감이 심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 주제에 계속 머무를 수 있었던 것은 불편하고 힘든 것을 정면으로 돌파해보고자 하는 끈기 있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지금 관심 있는 것은 밝은 것이고, 자기 자신도 연작소설을 써 세상에 내놓으면서 성장(변화) 한 것 같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를 다뤘다는 이유로 얼마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유해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었다는 <채식주의자>.


아직 작가의 소설 무엇도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불편한 것을 마주하고 머무르며 - 담담하게 말하지만 불꽃같은 필력으로 온 체력과 생의 의지를 다해 작품을 써내려 갔을 작가의 모습을 상상하니 소름이 돋았다.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게 해 준 작가님의 수상 소식이 반갑고 감사했다.


(작가님은 이미 큰 발자취를 여러 차례 남긴 분이었지만) 수상 소식은 우리가 무의미한 듯 남기는 무수히 많은 점과 같은 사건들이 선이 되고 면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 같다. 그 어떠한 작은 힘도 우스운 것이 아니며, 자신만의 인생 주제에 정진하는 자들에겐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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