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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Aug 18. 2023

비행기의 추억

마일리지로 보는 나의 역사-(1)

네이버에 요즘 내가 자주 가는 항덕 카페인 모 카페가 있다. 탑승권은 e-ticket으로, 플라스틱 실물 카드도 필요 없어진 요즘 세상인데, 오늘 유독 추억의 스카이패스 실물카드, 탑승권 업로드가 여기저기 많이 보여서 나도 잠시 추억에 젖어보았다.

한 달 전쯤 오랜만에 제주도 가는 국내선 예매를 하려고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한동안 비행기 탈 일이 별로 없어 스카이패스 번호도 잊고 살아서 겨우 겨우 회원번호를 찾아내고, 아이들 것까지 가족회원으로 묶어서 남편 마일리지로 제주 왕복 항공권 네 명 예약에 성공했다. 제주 항공권 예약하고 얼마 안 있어 남편이 회사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다녀오면서 대한항공 티켓팅을 하고 적립을 하고 그랬던지라, 마일리지를 계속 유심히 관찰하는 중이었다. 인천-호놀룰루-라스베이거스-인천 다녀오니 15,000 정도가 더 쌓였다.

내 적립 기록도 궁금해서 조회해 봤다. 현재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내 적립 마일리지는 49,500 정도. (하지만 확인한 바 다 사용되어서 현재 사용가능한 마일리지는 0이다.) 1998년 11월 셋째 주 정도부터 조회가 된다. 처음엔 앱에서는 1998년부터 조회가 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스카이패스로 첫 적립을 시작한 해가 1998년이었나 보다.

적립 첫 해인 1998년의 기록을 보니 SEL-AKL, 즉 IATA 공항코드로 얘기하자면 서울에서 오클랜드(뉴질랜드)에 가는 항공편을 타면서 적립이 되었다. 뉴질랜드에 갔을 때면 내가 14살이었을 때다.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 이후에 엄마 옛 직장동료 선생님이 사시던 곳을 방문했을 때 도착했던 IAD(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아직 고등학생일 때 동생이랑 갔던 SYD(시드니 국제공항), 대학 들어가서 유럽 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갔던 PRG(프라하 바츨라프 국제공항), FRA(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 미국 교환학생을 갔던 해의 IAD(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등등

1998년과 1999년엔 인천공항이 있기 이전이었는지 서울 코드가 SEL이다. 지금 김포를 GMP, 인천을 ICN으로 표기하는 것과 다르게 말이다.

마일리지 상세조회에는 편명까지는 안 나오다 보니, 탑승권을 모아뒀었다면 편명도 기록할 수 있었을 거고, 편명에 따른 기종(어떤 모델인지, 지금은 퇴역했는지 등등)도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조금 아쉽다.


자칭 항덕이라면, 또는 비행기로 갔던 장소들에 관한 추억이 많은 분들이라면 항공사별 마일리지 상세조회를 하면서 추억에 젖어보길 추천한다.


그런데 사실 비행기를 이용해 본 경험이 대한항공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유럽 안에서 루프트한자나 브리티시 에어웨이, 라이언에어를 탔던 경험, 미국 내에서 다른 도시를 갈 때 탔던 로컬 항공사들도 있고, 하와이안항공, 유나이티드, KLM, 등등 대형 항공사들도 있다.) 대한항공처럼 국적기인 아시아나는 스타얼라이언스라고 해서 다른 제휴 항공사와도  적립을 공유한다거나 해서 그런 부분도 있을 텐데 말이다. 요즘 LCC(Low Cost Carrier) 즉 저가항공도 많이 이용하는 추세인데, LCC의 단점이라고 할 것 같으면 기존의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FSC(Full Service Carrier)의 마일리지  혜택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LCC 외에도 외항항공사도 워낙 많고 하니 비행기 탑승 기록을 수기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아쉬운 일이 분명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는 e-ticket이든, 화면 캡처이든,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보아야겠다. 에어버스사의 항공기를 탈 예정인데, 사진도 열심히 찍어보아야겠다. 기록이 아니면 추억을 꺼내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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