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10,000 돌파는 처음이라
<교사 그만두면 뭐할건데> 매거진을 발행하고 처음 쓴 글, '교직 10년, 의원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를 올린 직후 계속해서 라이킷, 구독 알림이 왔습니다.
역시, 퇴사 관련 키워드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직장인들이 가슴에 품는 최후의 '그것'임을 느꼈죠.
퇴사는 우리 모두에게 소수만이 가닿을 수 있는 이상향과 같은 것!
그러다 자정이 넘어서는 조회수가 10,000이 넘었다는 알림까지 떴습니다.
글 하나 썼을 뿐인데 여지껏 본 적 없는 숫자의 조회수라니.
알아보니 다음 모바일 직장IN 메인에 올라가 있더라구요.
엄청나게 주목받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렇다고 글이 넘쳐나는 브런치 세상에서 묻히지 않아 다행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팔자 좋아 보이는 공무원의 푸념 같기도 하겠고, 어떤 분에게는 본인의 이야기 같아서 공감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뉴스를 '오늘도' 유튜브에서 보았습니다.
잊을만 하면 보이니 익숙해지는 게 슬픕니다.
할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니 자부심과 의욕이 사라집니다.
'이 활동하면 혹시 민원 들어오지 않을까?'- 학교에서는 학부모님들의 항의 연락을 '민원'이라고 칭해요.
'이 말을 아이들한테 하면 민원 받을까?'와 같은 자기 검열을 반복하다가 결국 단념하고 말죠. 두 번 지도해야 할 걸 한 번 지도하고 맙니다. 열정의 불이 탁탁탁 꺼지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아요. 열정이 꺼지기를 반복하면 점점 무채색의 영혼없는 교사가 되고 말죠. 제가 혹은 옆 반 선생님이, 운이 나쁘게도 뉴스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늘 얼굴에 경련이 날 정도로 웃고 목소리는 두 톤 정도 높여 학부모님들과 상담하고 인사합니다. 나름 저의 사회적 가면, 페르소나입니다. 이런 '서비스'가 언젠가 나를 지키는 방패막이 될 거라고 소심하게 믿으면서요. 뭐 어디서든 웃는 얼굴과 밝은 응대는 좋은 것이니까요. 시대가 변해가는데 교사도 서비스직의 성격을 일부 흡수해야 한다고는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진상 '고객님'들을 만난 적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생, 학부모님들과의 관계는 좋았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와 교직은 점점 침몰해가는 배라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을 거예요.
상식도 권위도 지켜지지 않는 곳에서는 교사 뿐만 아니라 선량한 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볼 거예요.
침몰해가는 배 위에 서 있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자세를 취할 것인지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생각을 가다듬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