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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Critics] 2019년 3월 넷째 주

스트레이키즈, 서현, JBJ95, 박지훈, 카드, 원팀, 펜타곤, 민호

by LRO
[Weekly Critics]는 일주일 동안 발표된 아이돌 팝 신곡들을 모아 짧은 리뷰를 남기는 시리즈입니다.

Stray Kids(스트레이 키즈) - Clé 1 : MIROH

전작인 'I am' 시리즈를 지나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기에 매우 강하면서도 정돈된 앨범이다. 랩과 보컬, 사운드, 비트가 거칠면서도 정교하게 쌓여있는 'Entramce'와 'MIROH', '승전가', 'Boxer'는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실험적이었던 전작들에 비해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강하고 박력 넘치는 사운드와 목소리는 포스트 BTS를 노리는 보이그룹 앨범들 사이에서도 가장 눈에 띄고 완성도 역시 준수하다. 앨범의 파워풀한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수록곡인 '잠깐의 고요'와 '19' 같은 곡들은 나중을 위해 좀 더 아껴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장르적인, 그리고 컨셉적인 방향성이 명확해진 만큼 이 새로운 시리즈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일 것이다.


서현 - 리스펙트 레전드 (첫 번째)

시대적인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모든 아티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겠지만, 원곡의 감성을 리메이크 곡이 담아내기란 매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차라리 리메이크를 하는 아티스트에게 맞도록 방향성을 완전히 틀어버리는 것이 좋다. 글래머러스하고 풍부한 솔로 앨범을 보여줬던 만큼, 동화적이고 화려한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곡 전체에 반영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첫 번째 리메이크 작업이었던 만큼, 다음에는 서현에게 좀 더 핏한 편곡을 기대해 본다.


JBJ95 - AWAKE

전작과 마찬가지로 시즌성이 짙은 앨범이다. 청량한 신스와 시원시원한 보컬, 경쾌한 베이스 사운드, 어느 정도의 도회적인 레트로 '풍'을 따르고 있는 멜로디 등 총체적으로 지금의 트렌드와 시즌성을 타이틀 곡을 포함한 앨범 전체에 담아냈다. 특히 3번 트랙인 '좋아해'부터 마지막 트랙 'LOOKIN' 4 LOVE'까지의 흐름은 매우 안정적이고 또 감각적이다. 비슷한 사운드와 구성의 곡들이 연속되며 전형적이지만 세련된 이미지와 정서를 전달하는 만큼 비주얼 컨셉 역시 최근의 'aesthetics'로 대표되는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다. 트렌드와 완성도 둘 다 놓치지 않은 모범적인 표본과 같은 앨범.


박지훈 - O'CLOCK

프로듀스 101, 그리고 워너원 활동에서 박지훈은 많은 모습들을 보여왔다. 서정적이고 멜로디와 웅장한 구성의 곡과 화려한 성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는 분명히 눈에 띄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봐 온 박지훈의 캐릭터나 이미지에 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는다. 앨범을 구성하는 곡들을 하나하나 떼어놓고 감상한다면 무난한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감각적인 사운드와 달달한 멜로디의 'US'나, 경쾌하고 재미있는 사운드 소스가 눈에 띄는 'Would You', 드라마틱하고 속도감 있는 '새벽달'까지 곡 자체만으로 보면 안정적이지만 파편적인 장르성과 방향성이 모호한 구성으로 인해 앨범 전체의 유기성과 앨범과 박지훈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못한다. 처음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안정적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합하는 작업물들을 발표한 정세운이나 사무엘 같은 케이스가 있는 만큼 좀 더 프로듀싱에 집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앨범.


K.A.R.D - 밤밤(Bomb Bomb)

뭄바톤 리듬을 가지고 가면서도 청량함과 서정성을 뒤로하고 강렬하고 원색적인 방향 전환이 눈에 띈다. 뮤직비디오나 무대에서 은근히 드러났던 섹슈얼 텐션을 더 정면에 드러낸 것 역시 큰 변화다. 더 블랙 레이블의 24가 참여한 만큼 블랙핑크 음악의 흔적이 묻어나기도 한다. 그렇지만 혼성 그룹이라는 점을 이용한 보컬 배치로 독특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활동했던 혼성 그룹들이 이렇게까지 강렬하고 에너제틱한 곡을 선보였던 적이 없다는 점도 이 곡과 그룹을 독보적인 위치에 놓는다. 그들만의 에너지를 어디까지 변주해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싱글.


1team - HELLO!

아기자기한 신스 사운드와 가벼운 트랩 비트, 부드러운 안무 등 최근에 데뷔한 보이그룹들과는 달리 힘을 뺀 자세로 시작을 알렸다는 점에서 독특한 앨범이다. 샤이니와 유키스의 데뷔를 연상하게 하는 이 내추럴한 에디튜드는 두 그룹의 행보가 말해주듯 이후의 행보에 따라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 도 있다. 다른 그룹들과는 다른 지점에서 시작을 한 그들의 정체성을 좀 더 정면으로 드러내는 가사와 이미지, 안무가 충분히 갖추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펜타곤 - Genie:us

'빛나리'나 '청개구리'에서 보여줬던 펜타곤의 펑키하고 키치한 태도에 에너지가 더해져 이전과는 조금 다른 결의 곡이 나왔다. 특히 힙합 유닛 곡인 'Lost Paradise'가 그렇다. 멤버들이 멤버 변동으로 인한 불균형은 아직 잡아야 할 점이 일부 보이지만, 그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사운드로 새로운 평형감각을 찾기 위한 시도가 돋보인다.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통일된 장르성이나 이미지 컨셉의 부재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룹의 음악적인 아이덴티티를 이어나가면서도 동시에 재구성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제를 잘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되고, 또 요구되는 앨범.


민호 - I'm Home

최근의 샤이니 활동에서 민호는 랩에서 보컬로서의 포지션 전환을 서서히 보여왔다. 특히 홀로 완곡하는 형태의 곡이니 그의 부드러운 질감의 보컬을 디테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샤이니 멤버들이 군 입대를 앞두고 준수한 완성도의 피지컬 앨범을 발표하고 간 것에 비해, 솔로로서의 민호가 어떤 아티스트가 될 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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